꽃들의향기

비 온 뒤 마가렛

샌. 2024. 5. 8. 07:26

 

어떤 꽃을 보면 특정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나에게 마가렛은 흰 복장을 한 정결한 수녀를 연상시킨다. 오래전 어느 수녀원 뜰에서 본 마가렛 꽃밭에 대한 인상이 강렬하게 남아 있어서일 것이다.

 

사흘 동안 계속 봄비가 내렸다. 남쪽 지방에는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컸다는 보도를 봤다. 이런 험한 봄비는 이례적이어서 지구 온난화의 여파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꼴이 아니길 바라지만.

 

비가 잠시 그친 사이에 짧은 산책을 했다. 근린공원에는 비에 젖은 마가렛 꽃이 몸을 말리지 못한 채 피어 있었다. 물방울을 머금고 있는 모습이 더욱 청초해 보이는 비 내린 뒤의 마가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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