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보러 안성에 갔다가 아름다운 성당을 만났다. 안성시 구포동에 있는 구포동성당이다. 1900년에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인 공안국(孔安國, R. A. Combert) 신부가 창설했다니 역사가 110년에 이른다. 성당 건물은 1922년에 건립했는데 정면은 서양식이지만 본체는 한옥 모양을 하고 있어 특이하다. 그러니 이 건물만도 90년 가까이 되는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몇 개 남아 있지 않은 한옥성당 중 하나라고 한다.
성당 부지 안의 조경이 멋진 소나무들로 되어 있어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리고 소나무들은 신구 건물들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 비록 그리 오래된 나무는 아니지만 그 모양과 어울림이 멋져서 여기에 올린다. 구포동성당은 내가 본 성당 중 나무 배치가 가장 멋지고 주변과 잘 어울리는 성당이다.
안성은 포도로 유명한데 바로 구포동성당 창설자인 공안국 신부가 프랑스에서 가져온 포도나무를 이곳에 심은 것이 효시라고 한다. 또 신부님이 설립한 안법고등학교가 작년에 개교 100돌을 맞았다. 신부님은 6.25 때 납북되어 그해 겨울에 중강진수용소에서 돌아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