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나무를 보기 위해 안성향교를 찾아갔다. 퇴락해가는 향교 건물 주위에 몇 그루의 고목이 있었으나 크게 주목할 나무는 아니었다. 향교를 지키고계시던 분에게 오래된 나무를 물으니이 느티나무를 가르쳐주셨다. 향교에서 가까운 봉남동의 대로변에 있었다.
그래도 이 느티나무는 주변 공간이 넉넉해서 온전한 수형을 갖추고 있었다. 한 바퀴 돌면서 보았는데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균형 잡힌 몸매가 아름다웠다. 나무 높이는 12 m, 줄기 둘레는 6.8 m이고, 나이는 350 살이다. 안성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도시에 있는 여느 나무들이 그러하듯 이 나무 역시 도시화로 인한 급격한 환경 변화를 겪고 있다. 350 년 전으로 올라가지 않더라도 수십 년 전만 해도 이곳은 시 외곽의 한적한 마을이었을 것이다.나무 주변에남아 있는 집들의 흔적이 그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도로가 만들어지고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녹지는 사라지고 나무는 점점 고립무원으로 되어가고 있다. 그래도 이 정도의 공간이나마 확보하고 있는 게 다행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