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고향에 다녀오다

샌. 2010. 5. 2. 14:48


친지의 결혼식에 참석할 일이 있던 차에 다음 주 어버이날을 겸해서 고향에 다녀왔다. 험상궂던 날씨가 5 월 들면서 화창하고 따스한 봄날을 회복했다. 마을 앞 철길을 따라 이제야 복사꽃이 환했다.

 


어머니 계신 방의 윗목 소반 위에 물파스와 근육통이라 쓰인 약에 자꾸 눈길이 머문다. 많이 아프시냐고 물어보지도 못했다.

 



마당 한 켠텃밭에서는 마늘이 잘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화단의 명자나무꽃은 봄 추위를 견디지 못해 듬성듬성 피었다.

 


집 뒤에도 손바닥만한 텃밭이 있다. 바로 뒤가 솔숲이니 이쯤에다 집을 지으면 앞뒤 전망이 훨씬 나아질 것 같다. 집 뒤의 대나무는 역시 추위 탓이었는지 누렇게 말라버렸다.

 


산 아래밭에 나가 두릎도 따고 농로도 고쳤다. 어머니는 고추 농사, 콩 농사 지을 준비 이미 다 마치셨다. 어머니표 농사짓기는 언제 봐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도 아침 저녁에는 군불을 땐다. 농촌이더라도 나무를 때서 난방하는 집이 별로 없는데 어머니는 계속 고집이시다. 덕분에 불 넣는 재미며, 따끈한 온돌방에서 몸을 굽는 행복을 누릴 수있다. 그러나 요사이는 장작을 지피기 때문에 나무 타는 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어머니와 마주 한 단촐한 저녁 밥상이다. 된장찌개에 두릅과 참나물무침이 올랐다. 또 옛날에 귀하게 먹었던 것이라며 마늘잎을 고추장에 무친 것도 있다. 이런 것들은 시골집에서 먹어야 더 맛나는 음식들이다.

 


고향집에서 이틀 밤을 잤다. 도시의 생활 리듬에 젖어있다가 조금만 밭일을 해도 힘에 벅찼다. 어머니 성화에 이른 아침을 먹었지만 다시 잠에 빠졌다. 내년에는 더 자주 오르내리게 될 것 같다. 그것이 결코 낭만적이지만은 아니라는 걸 안다. 동시에 더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함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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