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서울대공원에서 봄향기에 취하다

샌. 2010. 4. 25. 16:22


아내와 함께 가까운 서울대공원으로 나들이를 나갔다. 멀리 가지 않고도 봄 정취를 즐기기에 이만한 곳도 없다. 예년에 비해 개화 시기가 늦어서 벚꽃도 아직 볼 만했다. 오랜만에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 화창한 봄날이었다.

 


꽃보다도 더 예쁜 것이 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듯한 봄산의 모습이다. 이제 막 돋아나기 시작하는 숲의 나뭇잎들이 만드는 색감은 그 얼마나 귀여운가. 꼬옥 깨물어주고 싶다.

 




마침 식물원에서 봄꽃 페스티발을 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꽃장식들이 눈길을 끌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들렀는데 건물 중앙에 새로 전시된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밤나무를 소재로 해서 저렇게 완벽한 구형의 고리를 만들었다. 거친 나무가 마치 실크와 같은 부드러운 느낌으로 변했다. 참 재미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작품 제목이 '0121-1110=106111'이다. 무슨 뜻일까?

 



화려한 명자나무꽃도 활짝 피었다.

 


대공원을 시계 방향으로 반 바퀴 돈 뒤 저수지에서 뒷산으로 올라갔다. 산림욕장 길과 연결되는 산길이 사람도 없고 호젓해서 좋았다. 그리고 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에서 도시락을 맛있게 먹었다. 이런 때는 온 세상이 다 내 것인 양 기분이 좋다.

 



가는 봄날이 아쉬운듯 대공원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이 찾아왔다. 꽃비 내리는 벗나무 아래 자리를 펴고 가족끼리 소풍 나온 모습이 정겨웠다. 사람들 시름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봄은 자연도 사람도 모든 것을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게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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