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밖으로 잠시 봄햇살이 환하다. 아침에는 비까지 뿌렸고 아직도 먹구름이 군데군데 하늘을 덮고 있다. 숨바꼭질 하듯 간간이 얼굴을 내미는 햇님이 그래서 더 반갑고 눈부시다. "아, 이런 날은 교실에서 벗어나고 싶다." "저두요. 저두요." 얌전히 앉아 있던 이쁜이들이 혼잣말을 알아듣고는 개구리들처럼 한 목소리다.
컴퓨터를 닫고 일찍 사무실을 나선다. 이럴 때는 옆에 한강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 윤중로에는 벚꽃비가 내린다. 바람이 꽃비를 소나기처럼 날리게 한다. 연초록을 찾아 샛강으로 내려간다. 꽃보다 더 고운 것이 지금의 나뭇잎 색깔이다. 눈물이 날 정도로 귀엽고 이쁘고 아기자기하다. 젖 비린내 나는 뺨을 깨물어주고 싶고, 꼭 껴안고 잠들고 싶어진다.
두 시간 가까이 연초록의 향기에 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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