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요일 하루만 쉬어도 월요병이 생기는데 두 달간이나 놀았으니 몸과 마음이 온전할 리가 없다. 내가 나를 보아도 안스럽기만 하다. 답답해서 사무실을 나와 산책하다가 한 순간 화단에 눈이 멎었다. 놀랍게도 초록잎들이 땅을 덮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꽃도 피어 있는 게 아닌가. 별꽃이었다. 전율! 가슴이 방망이질 쳤다. 어느새 봄이 이렇게 가까이 왔단 말인가. 어제 내린 봄비가 기적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그동안 나에게만 갇혀 세상을 보지 못했다. 봄이 오는 소리에도 귀를 막았다. 동토를 견디고 새싹을 내미는 저 생명의 에너지를 보라. 부끄럽고 감사하다. 자의식의 껍질을 깨고 네 마음의 문을 열어라. 우주의 기운이 네 안으로 흐르게 하라. 봄이 오고 있다. 떨리는 가슴으로 무릎 꿇고 그녀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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