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아가 물었다. "삼년상은 너무 기한이 긴 듯합니다. 웃자리에 있는 분이 삼 년 동안 예법을 그만두면 예법이 시들어지고 삼 년 동안 음악을 그만두면 음악이 부스러집니다. 묵은 곡식은 떨어지고 햅쌀이 나오면 불씨도 새로 갈아넣게 마련이니, 일 년이면 좋지 않을까요?" 선생님 말씀하시다. "그처럼 쌀밥을 먹고, 그처럼 비단옷을 입어도 너는 괜찮으냐?" "괜찮습니다." "네가 괜찮거든 그대로 하려무나! 대개 성실한 인물들은 상 중에는 음식을 먹어도 맛이 없고, 음악을 들어도 즐겁지 않고, 집안에서도 편안한 줄 모르므로 그렇게 않는 것이다. 네가 괜찮거든 그렇게 하려무나!" 재아가 나간 후에 선생님 말씀하시다. "재아는 사람 구실을 못하는 아이다. 사람이 나면 삼 년이 지난 뒤라야 부모의 품에서 멀어지게 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