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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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9 1

광양 여자 / 이대흠

청보리 필 때는 청보리처럼 푸르게 웃음 짓던 여자 빈 들 보리밭 가 점심 굶고 걸어도 마냥 나를 배부르게 하였던 여자 쓸쓸함이 산수유 꽃그늘 같아서 열에 들뜬 내 머리를 가만히 다스려주고 쉬운 분노와 잦은 뉘우침을 반복하던 나에게 가시몸 속 탱자꽃을 보여주던 여자 내 오래 절망했을 때 치약처럼 상큼한 냄새로 제 몸이 걸레 되어 더께 낀 내 속을 찬찬히 닦아주던 여자 내가 아플 때면 메꽃잎 같은 손으로 상처의 뿌리를 매만져주던 여자 눈동자가 초꼬지불 같아서 어둠 속을 초롱초롱 빛내던 여자 그 눈동자에 눈부터로 있는 게 즐거워서 오래도록 눈 마주보았던 여자 불경 같은 여자 연꽃 같은 여자 숯불 같은 여자 차심 같은 여자 짐승 같은 여자 마른 낙엽 밑 돌멩이처럼 감추어진 여자 찬바람에도 쉬 드러나 찢긴 내 맨..

시읽는기쁨 2019.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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