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에 걸린 지 열흘째다. 재채기와 콧물이 흐르는 증세가 오늘은 더 심해졌다. 집에 같이 있던 아내에게도 독감 바이러스가 옮아갔다. 방 두 개가 병상이 되어 있다. 서로 에스컬레이터 작용을 하는 것 같다. 쉽게 나을 것 같지 않다. 짜증이 많이 난다. 열흘 전 남한산성을 간 게 잘못이었다. 일행 중에 독감에 걸린 사람이 있었다. 거의 나아서 나왔다지만 온전하지 않은 몸이었다. 같은 A형 진단을 받았으니, 그로부터 감염된 게 확실하다고 합리적 의심을 해 본다. 안 좋은 일에는 원망의 대상이 필요하니까. 감기에 걸린 사람은 제발 바깥출입을 자제하자. 생계를 위한 일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친목 모임까지야 기어코 나갈 필요가 있을까. 심지어는 콜록거리면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마스크는 남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