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나간 길에 석촌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두 시간의 여유가 있어 느릿느릿, 쉬엄쉬엄, 여기저기 기웃기웃하며 거북이걸음을 했다. 석촌호수의 정식 명칭은 송파나루공원이다. 원래 송파나루터가 있던 곳으로 한양에서 각 지방으로 이어지는 뱃길의 요지였다. 과거 잠실 쪽 한강에는 부리도(浮里島)라는 섬이 있었고, 한강이 두 갈래로 나누어져 흘렀다. 1971년에 부리도의 남쪽 물길을 폐쇄하고 섬을 육지화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그때 막은 남쪽 물길이 지금의 석촌호수로 남게 되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석촌호수 옆에서 3년 정도 살았다. 80년대 중반이었다. 그때는 휴일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에 자주 놀러 나왔다. 송파나루공원을 조성하기 시작한 초기 단계였다. 아득한 옛 생각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공원 벤치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