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에 경안천에 나갔다. 코로나 이후로 몸을 움직이는 활동량이 많이 줄어들었다. 걷기를 목적으로 하는 바깥출입은 코로나 이전의 1/3쯤 되는 것 같다. 그래도 몸무게는 별 변화가 없는 게 신기하다. 덜 걷는 대신 식사량도 그만큼 감소한 탓이 아닐까. 인간은 어쨌든 환경에 맞추어 살아가기 마련이다. 밖에 나오면 열심히 걷기보다 카메라를 들고 이것저것 찍어보는 게 취미다. 사라져가는 존재의 애틋함에 멍하니 바라볼 때가 가끔 있다. 풀, 달팽이, 구름이기도 하고, 넓은 풍경이기도 하다. 사진을 찍는 것은 이들과의 작은 눈맞춤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스쳐지나갈 것을 한 번 더 유심히 바라보는 것이 사진 찍기가 아닐까. 천변 산책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한산하다. 사람이 들어간 풍경을 찍으려면 한참 기다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