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아침 사이에 수도권에는 가을비가 사납게 내렸다. 뉴스를 보니 104년 만의 가을 폭우란다. 그래도 빗소리를 들으니 싱숭생숭해져서 차를 몰고 드라이브에 나섰다. 집 가까이에는 팔당호를 한 바퀴 도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퇴촌과 양평의 강하와 강상을 지나 양근대교를 건넌 뒤 6번 국도를 따라 북상해서 팔당대교를 건너 돌아오는 코스다. 집을 기점으로 할 때 약 100km가 되니 하루 드라이브 코스로 딱 알맞은 길이다. 비가 온다고 라디오에서는 달콤한 음악을 질리도록 선사해 준다. 아무래도 늦가을 비 속을 달리는 맛은 꽤나 쓸쓸하다. 이 길 위에서 만나고 떠나간 여러 인연이 떠오른다. 하지만 구름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 지상에 왔다가 물러나는 것도 차 유리창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