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얼굴들 다 어디로 가 있는 걸까 십여 년 외딴곳에서 하루하루 보내다가 이 번잡한 광화문사거리 다시 와 서보니 주름진 얼굴 된 나만 산 것 같다 우리 기다려주던 사람이나 나무들 풍경 하나씩 바꾸며 없어져 갔고 옛것들 다 비켜서라!며 새것들 차례로 와서 치장할 거고 그들끼리는 쉽게 친해지겠지 그렇지, 그들끼리는 그들 세상을 공들여 만들어가겠지 우리가 보낸 세월까지 지우면서 - 너 여기서 무엇하고 있느냐 누구 내 어깨라도 툭 쳐줬으면 싶다 - 아는 얼굴들 다 어디로 / 이유경 예전에 살던 집을 찾아간 적이 있다. 단독주택이 모여 있던 동네는 거대한 아파트 단지로 변해서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았다. 전파상이 있고, 콩나물 할머니가 앉아 있고, 아이들 뛰노는 소리로 분주했던 골목길을 비롯해 모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