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 33

석촌호수를 한 바퀴 돌다

손주를 만나러 잠실에 간 길에 짬이 나서 석촌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마침 호수에서는 'Rubber Duck Project Seoul 2022'가 열리고 있었다. 대형 오리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었다. 러버덕은 네덜란드의 공공미술가인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동심을 일깨워준다. 그는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대상을 - 주로 동물 - 거대한 크기로 재현하는 작업을 한다. 러버덕도 높이가 18m나 된다. 작가는 거대하게 변한 오리를 보여줌으로써 인식의 전환을 꾀하고자 하는 것 같다. 자연 앞에서 왜소한 인간을 느껴보라는 것일까. 어쨌든 어른, 아이 모두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여러 각도에서 찍어 보았다. 실제 호수 위의 오리는 아무 관심이 없다는 듯 저희들끼리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호..

사진속일상 2022.10.03

가을을 기다리는 뒷산

여름이 떠나가기 싫은가 보다.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가 싶더니 낮에는 반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기온이 높다. 일교차가 커서 감기를 조심해야 할 날씨다. 한 달만에 뒷산에 올랐다. 8월 이후로 코로나에 걸리고, 허리를 삐끗해서 몸이 많이 부실해졌다. 일흔이 넘으니 노화 현상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느낌이다. 이젠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도 쓰지 못하겠다. 산 입구의 햇빛을 잘 받는 나무에는 단풍물이 들기 시작했다. 산속은 여전히 여름이다. 가끔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산길의 사색을 끊는다. 가느다란 풀벌레 소리만 들리는 숲에서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는 천둥만큼 크다. 한 친구가 단톡방에 새무엘 얼만의 '청춘'이라는 시를 올렸다. 이 시를 애송했다는 맥아더는 일흔 살에 한국전에 참전하여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했다고 ..

사진속일상 2022.10.02

날마다 구름 한 점

자신을 '구름추적자'라고 부르는 개빈 프러터피니(Gavin Pretor-Pinney)의 구름 책이다. 책 제목처럼 365장의 구름 사진이 실려 있다. 지은이는 2005년에 '구름감상협회'를 설립해 회장을 맡고 있는데, 이 책의 구름 사진의 다수는 구름감상협회의 회원들이 찍은 것이다. 은 구름에 관한 종합세트와 같다. 구름 종류에 따른 생성 원리와 여러 광학 현상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사진마다 붙어 있다. 또한 문학 작품에서 인용한 구름에 관한 글, 명화 속에 그려진 구름 등 다양한 구름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나도 한 때 구름 사진에 빠진 적이 있었다. 구름을 찍은 필름이 몇 박스가 되었다. 구름 책을 내고 싶은 꿈이 있어서 모아 두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인생의 전환기에 살림을 단촐하게 정리하면서 전부 ..

읽고본느낌 2022.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