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씨 11

논어[307]

제후의 처를 제후가 부를 때는 "부인"이라 하고, 부인이 자기를 말할 때는 "소동"이라 하고, 그 나라 사람들이 부를 적에는 또한 "군부인"이라 하고, 딴 나라 사람들에게 말할 때는 "과소군"이라 하고, 딴 나라 사람들이 부를 때도 또한 "군부인"이라 한다. 邦君之妻 君稱之曰 夫人 夫人自稱曰 小童 邦人稱之曰 君夫人 稱諸異邦曰 寡小君 異邦人稱之亦曰 君夫人 - 季氏 11 누가 부르느냐에 따라서 호칭이 다양하다. 정확한 호칭이 필요했으니 공자가 이렇게 정리했을 것이다. 지금은 '영부인(令夫人)'으로 통일된 듯하다. 상대 자녀의 존칭으로는 '영식(令息)' '영애(令愛)'라고 하니, '영(令)'을 붙이면 존대의 의미를 띈다. '영부인'은 대통령 경우만이 아니라 윗사람의 부인을 표현하는 일반 호칭이다. 또한 '각하..

삶의나침반 2018.09.13

논어[306]

진항이 백어더러 묻기를 "그대는 아마도 딴 이야기라고 들었겠지?" 대답하기를 "못 들었습니다. 언젠가 혼자 서서 계실 때 내가 총총걸음으로 뜰 앞을 지나간즉 '시를 배웠느냐?' 대답하기를 '못 배웠습니다.' '시를 못 배웠다면 이야기할 것이 없다. 그래서 나는 돌아와 시를 배웠습니다. 어느 날 또 혼자 서서 계신 때 내가 총총걸음으로 뜰 앞을 지나간즉 '예법을 배웠느냐?' '못 배웠습니다.' 대답했더니 '예법을 배우지 않으면 제 구실을 할 수 없다.' 하시기에 나는 돌아와 예법을 배웠습니다. 들은 것은 이 두 가지입니다." 진항이 물러나 온 후에 기뻐서 말하기를 " 하나를 묻고 세 가지를 배웠으니, 시에 관하여 듣고, 예법에 관하여 듣고, 또 참된 인물은 자기 아들과의 사이도 다붓하지 않다는 사실을 듣게..

삶의나침반 2018.09.05

논어[305]

선생님 말씀하시다. "좋은 일을 만나면 쫓듯이 덤비고, 좋잖은 일을 당하면 끓는 물에서 손을 빼듯하는 그런 사람을 나는 보았고, 그런 말을 나는 들었다. 숨어 지내면서도 높은 뜻을 간직하고, 옳은 일을 행하면 넓은 길을 터준다는 그런 말을 나는 들었으나, 그런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제나라 경공은 말이 사천필이나 되었건만 죽는 날에 백성들이 칭찬할 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백이 숙제는 수양산 기슭에서 굶어 죽었지만 백성들이 지금도 그의 인격을 칭송하니 그것은 이를 두고 이른 말인가!" 孔子曰 見善如不及 見不善如探湯 吾見其人矣 吾聞其語矣 隱居以求其志 行義以達其道 吾聞其語矣 未見其人也 齊景公有馬千駟 死之日 民無德而稱焉 伯夷 叔齊 餓于首陽之下 民到于今稱之 其斯之謂與 - 季氏 9 제나라 경공과 백이 숙제를..

삶의나침반 2018.08.31

논어[304]

선생님 말씀하시다. "쓸모 있는 인간은 아홉 가지 경우를 생각한다. 보는 데는 밝을 것을, 듣는 데는 맑을 것을, 안색은 부드러울 것을, 태도는 공손할 것을, 말은 진심으로 할 것을, 일은 꾸준할 것을, 의심날 때는 물을 것을, 분통 터질 때는 뒷처리할 것을, 이익 볼 일 당하면 옳으냐 그르냐를 생각한다." 孔子曰 君子有九思 視思明 聽思聰 色思溫 貌思恭 言思忠 事思敬 疑思問 忿思難 見得思義 - 季氏 8 군자되기도 참 어렵다. 모든 행동거지가 완벽해야 하니 말이다. 차라리 소인으로 살아가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 마지막의 '옳은 일을 당하면 옳으냐 그르냐를 생각한다[見得思義]'는 안중근 의사의 붓글씨로 남아 있다. 유묵에는 '見利思義見危授命'으로 되어 있다. '이익 볼 일이 생기면 의로운지 생각하고, 나..

삶의나침반 2018.08.26

논어[303]

선생님 말씀하시다. "낳자마자 아는 사람은 위가 되고, 배워서 아는 사람은 그 다음이요, 막혔다가 배운 사람은 또 그 다음인데, 막혔어도 배우지 않는 부류들은 꼴찌감이다." 孔子曰 生而知之者 上也 學而知之者 次也 困而學之 又其次也 困而不學 民斯爲 下矣 - 季氏 7 여기서 '안다'는 말은 교과서적인 지식이 아니라 인간의 도리에 대한 앎과 실천일 것이다. 그래야 '생이지지(生而知之)'가 가능하다. 산골의 일자무식 농부도 사람의 도리 측면에서는 위가 될 수 있다. 우리들 대부분은 그 뒤에 속한다. 배워서 알게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막혔어도 막힌 줄을 모르는 인간이 수두룩하다. 그래서 세상이 혼미하다.

삶의나침반 2018.08.20

논어[302]

선생님 말씀하시다. "참된 인간은 세 가지를 두려워한다. 천명을 두려워하고, 큰 어른을 두려워하고, 성인의 말씀을 두려워한다. 하찮은 사람은 천명을 모르므로 두려워하지 않는다. 큰 어른께 함부로 굴고, 성인의 말씀을 업신여긴다." 孔子曰 君子有三畏 畏天命 畏大人 畏聖人之言 小人 不知天命 而不畏也 狎大人 侮聖人之言 - 季氏 6 반대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역사는 천명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에 의해 변화되고 진보해 왔다. 여기 나오는 천명, 큰 어른, 성인의 말씀은 권위를 지탱하는 힘이다. 신분이나 지위에 의한 예속 관계를 심화, 고착시킨다. 판을 뒤엎는 새 물결은 기존의 패러다임에 대한 반동에서 생긴다. 기존의 권위를 부정하는 모든 운동은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상이나 신념도 마찬가지다. 부처를..

삶의나침반 2018.08.15

논어[301]

선생님 말씀하시다. "참된 인물은 세 가지 일을 조심한다. 젊을 때는 혈기가 아직 알차지 않은 때라 계집을 조심하고, 장년이 되면 혈기가 꿋꿋하므로 주먹다짐을 조심하고, 늙어지면 혈기가 시들기 때문에 탐욕을 조심해야 한다." 孔子曰 君子有三戒 少之時 血氣未定 戒之在色 及其壯也 血氣方剛 戒之在鬪 及其老也 血氣旣衰 戒之在得 - 季氏 5 인간의 성정을 혈기(血氣)로 설명하는 게 재미있다. 동양 의학이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노년이 되어 혈기가 시들면 그걸 보충하기 위해 탐욕스럽게 된다는 것이다. 설명의 옳고 그름을 떠나 노인의 탐욕만큼 부끄러운 것도 없다. 그치고 놓아야 할 때 더 움켜쥐고 악착스럽게 되면 노추(老醜)다. 재물이나 명예욕만이 아니다. 노인의 옹고집은 사고의 탐욕이다. 생기가 끊어진 나뭇가지..

삶의나침반 2018.08.10

논어[300]

선생님 말씀하시다. "윗사람을 모실 때 세 가지 잘못이 있으니, 말을 안 해야 할 때 말을 하는 것은 조급한 짓이요, 말을 해야 할 경우에 말하지 않는 것은 감추는 짓이요, 얼굴빛도 보지 않고 중얼거리는 것은 눈 먼 짓이다." 孔子曰 侍於君子 有三愆 言未及之而言 謂之躁 言及之而不言 謂之隱 未見顔色而言 謂之고 - 季氏 4 윗사람 모실 때의 말가짐에 대한 가르침이다. 말을 해야 할 때 입 다물지 말고, 말을 하지 말아야 할 때 나서지 말고, 상대의 얼굴빛을 살피지 않고 중얼거리지 말라는 세 가지 금기사항이다. 꼭 윗사람만이겠는가. 아랫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말에는 상대가 있으니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존중이 아닐까. 말가짐은 결국 마음가짐과 연결되는 것이다.

삶의나침반 2018.08.03

논어[299]

선생님 말씀하시다. "유익한 즐거움도 셋이요, 손해 보는 즐거움도 세 가지다. 예법과 음악을 알맞게 좋아하고, 남의 좋은 점을 들추기를 좋아하고, 잘난 벗이 많은 것을 좋아하면 유익하다. 풍성풍성 놀기를 좋아하고, 흐늘흐늘 놀기를 좋아하고, 먹자판 놀기를 좋아하면 손해 본다." 孔子曰 益者三樂 損者三樂 樂節禮樂 樂道人之善 樂多賢友益矣 樂驕樂 樂佚遊 樂宴樂損矣 - 季氏 3 공자의 '세 가지' 시리즈가 계속된다. 인생에서 누리는 즐거움에도 유익한 것과 해로운 것이 있다. 그중에 해로운 즐거움 세 가지는 교락(驕樂), 일유(佚遊), 연락(宴樂)이다. 안하무인격으로 노는 것, 빈둥거리며 노는 것, 먹고 마시는 일에 빠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즐겁게 살아야 하지만 어떤 즐거움이냐가 중요하다. 피해야 할 즐..

삶의나침반 2018.07.27

논어[298]

선생님 말씀하시다. "유익한 벗이 셋이요, 손해 보는 벗이 셋이다. 곧은 이와 벗하고, 믿음직한 이와 벗하고, 박학한 이와 벗하면 유익하다. 편벽스런 이와 벗하고, 능글능글한 이와 벗하고, 재잘거리는 이와 벗하면 손해 본다." 孔子曰 益者三友 損者三友 友直 友諒 友多聞益矣 友便벽 友善柔 友便녕 損矣 - 季氏 2 공자가 사람 나누는 걸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셋이 길을 가면 그 가운데 스승이 있다고 했으니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세상 만물이 다 나의 스승이 된다. 그러나 누구와 어울리느냐에 따라 공부의 성과가 달라진다. 자극을 받는 벗이 있고, 방해되는 벗도 있다. 곧은[直], 믿음직한[諒], 박학한[多聞] 벗과 가까이하라고 한다. 아주 실용적인 지침이다.

삶의나침반 2018.07.23

논어[297]

선생님 말씀하시다. "구야, 참된 인간은 '욕심이 납니다'라 하지 않고, 무어니 무어니 핑계를 대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내가 듣기에는 '나라나 집을 지닌 사람은 사람 적은 것을 걱정하지 않고 불공평할까 걱정하며,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않고 불안정할까 걱정한다'고 한다. 대개 공평하면 가난하지 않고, 화목하면 사람이 적지 않고, 안정하면 기울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되기 때문에 먼 데 사람들이 복종하지 않는다면 문화의 힘으로 따라오게 만들며, 이미 왔거들랑 안정을 시켜 주어야 한다. 이제 유와 구는 그 분을 돕되 먼 데 사람들이 복종하지 않는 것을 따라오게도 못하며, 나라는 갈가리 찢어져도 걷어잡지 못하고, 그러고서 국내에서 병력을 동원하려고 하니, 내 짐작에는 아마도 계손씨의 근심은 전유에게 있는 것..

삶의나침반 2018.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