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305]

샌. 2018. 8. 31. 15:55

선생님 말씀하시다. "좋은 일을 만나면 쫓듯이 덤비고, 좋잖은 일을 당하면 끓는 물에서 손을 빼듯하는 그런 사람을 나는 보았고, 그런 말을 나는 들었다. 숨어 지내면서도 높은 뜻을 간직하고, 옳은 일을 행하면 넓은 길을 터준다는 그런 말을 나는 들었으나, 그런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제나라 경공은 말이 사천필이나 되었건만 죽는 날에 백성들이 칭찬할 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백이 숙제는 수양산 기슭에서 굶어 죽었지만 백성들이 지금도 그의 인격을 칭송하니 그것은 이를 두고 이른 말인가!"

 

孔子曰 見善如不及 見不善如探湯 吾見其人矣 吾聞其語矣 隱居以求其志 行義以達其道 吾聞其語矣 未見其人也 齊景公有馬千駟 死之日 民無德而稱焉 伯夷 叔齊 餓于首陽之下 民到于今稱之 其斯之謂與

 

- 季氏 9

 

 

제나라 경공과 백이 숙제를 비교하면서 인간이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높은 뜻을 간직하고 옳은 일을 행하는 사람,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사람은 현세에서 핍박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백이 숙제는 스스로 굶어 죽었지만 사후에는 칭송을 받는다. 덕은 외롭지 않다. 그러나 도가(道家)의 관점은 다르다. 이데올로기는 인간의 자유를 구속하는 족쇄다. 도가는 교조화된 이념이나 사상을 배격한다. 그런 점에서 백이 숙제는 도그마에 사로잡혀 천부의 생명을 해친 어리석은 사람이다. 그러니 도가의 공자 평가가 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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