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2

곡성

영화 '곡성'을 본 지는 꽤 되었다.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는 게 목적이었는지 섬뜩한 장면들이 뒤엉켜 그때는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웠다. 지금도 비슷하다. 거북한 장면을 배격하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헤아려보려 해도 잘 잡히지 않는다. 두 대사가 기억에 남아 있다. 하나는 다그치는 아빠에게 효진이 한 말이다. "뭣이 중헌디?" 이 절규는 당시 상황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닐까. 정작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도 모른 채 헛다리를 짚으며 살아가는 우리에 대한 분노인 것 같다. 다른 하나는 무당으로 나오는 황정민의 말이다. 왜 내 딸에게 이런 비극이 일어나느냐는 곽도원의 질문에, 희생자가 되는 건 고기가 미끼를 무는 것과 같다는 대답이다. 악의 세력은 낚싯대를 드리우고 고기가 걸리기를 기다..

읽고본느낌 2016.08.12

악의 심연

더위를 잊기 위해 스릴러 소설을 골랐다. 막심 샤탕의 이다. 이틀에 걸쳐 읽었는데 어젯밤에는 무서워서 문을 꽁꽁 잠그고 잤다. 더위를 잊으려다 도리어 더위를 더 맞이한 셈이 되었다. 소설에는 인육을 먹는 등 너무 잔혹한 장면이 나온다.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장면들이 묘사되어 있다. 뒷 느낌이 꺼림찍하다. 아무래도 책을 잘못 골랐다. 그러면서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중간에 그만 둘 수 있다. 스릴러의 매력이다. 또한 인간에게는 타인의 비극을 엿보려는 심리가 있는지도 모른다. 손으로 눈을 가리면서도 호기심으로 손가락 사이를 살며시 연다. 머리가죽이 벗겨진 여자가 뉴욕의 공원을 발가벗고 도망가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예순일곱 명의 실종사건이 드러나고 범인들의 윤곽이..

읽고본느낌 2012.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