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9

단양팔경휴게소 구절초

중앙고속도로 하행선에 있는 단양팔경휴게소에는 넓은 꽃밭이 있다. 무슨 꽃이 피어 있는지 휴게소에 들를 때면 꼭 찾아본다. 요사이는 관리를 잘 안 해서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긴 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를 씻어주는 반가운 꽃밭이다. 이번에는 화단의 소나무 밑에 구절초가 활짝 피어 있다. 식재한 구절초는 산에서 만나는 야생 상태와는 다르지만 그래도 색다른 느낌으로 가을의 정취를 한껏 맛보게 해 준다. 순백의 귀티 나는 꽃은 소박한 코스모스와 대비되며 가을을 장식한다. 코로나로 바깥 나들이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때에 고속도로에서 만나는 특별한 구절초다.

꽃들의향기 2021.10.02

울릉국화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이다. 옛날에는 울릉도에서 가을이면 흔하게 피어났다는데 지금은 나리분지의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천연기념물이면서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되어 있다. 울릉국화는 구절초와 똑 같이 생겼다. 울릉국화라 부르기 보다는 울릉구절초라고 해야 맞겠다. 구절초와 다른 점은 잎이 윤기를 띠고 있다는 데 그것도 전문가가 아니면 제대로 구분하지 못 할 것 같다. 흥미로운 점은 울릉국화를 육지에서 기르면 잎의 윤기가 없어진다고 한다. 꽃은 9, 10월에 피는데, 이미 시들어가는 울릉국화를 나리분지에서 보았다.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울타리를 쳐 놓고 보호하고 있었다. 없어지는 데는 순식간이지만, 다시 원상태로 복구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 같다. 사람 곁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기..

꽃들의향기 2017.11.04

낙동구절초

화담숲에서 본 낙동구절초다. 낙동강 유역에서 발견된 종인데 구절초보다는 꽃이 작다. 키도 상당히 작은 편이다. 그러나 밖에서 만난다면 다른 구절초와 구별해 내기 어려울 것 같다. 지역 이름이 붙은 구절초만 해도 한라구절초, 포천구절초, 서울구절초 등 여러 가지다. 20종이 넘는 구절초를 제대로 구분하기 위해서는 꽃이 아닌 잎을 봐야 하는데, 구절초와 쑥부쟁이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는 주제에 그건 언감생심이다.

꽃들의향기 2014.10.08

산구절초

화악산을 오를 때 천 미터 이상 되는 곳부터 구절초가 나타났다. 구절초 종류 중에서도 높은 산에서 자라는 산구절초다. 평지에서 보는 구절초보다 키가 작고 잎이 많이 갈라져 있다. 그래서 가는잎구절초라고도 부른다. 높은 지대에서 자라기 때문에 개화 시기가 빠르다. 8월에 이미 꽃이 활짝 핀다. 월악산 정상 부근에서도 이 산구절초를 많이 볼 수 있었다. 가을은 높은 데서부터 발 빠르게 내려오고 있다.

꽃들의향기 2014.09.17

구절초(4)

늦게서야 전북 정읍시 산내면 매죽리에 있는 '옥정호 구절초 테마공원'을 찾았다. 축제가 지난 뒤라 썰렁했지만 번잡하지 않아 오히려 좋았다. 꽃은 많이 시들었지만 워낙 규모가 커서 구절초가 자아내는 가을 분위기를 느끼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다. 이곳은 산 전체에 구절초를 심어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들길을 가다가 만나게 되는 몇 송이 구절초가 아니다. 멀리서 보면 메밀꽃밭을 보는 것 같다. 맑고 청순한 구절초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이런 꽃밭에서는 풍성함에 비례하여 허전함도 커진다. 마치 지금과 같은 풍요의 시대에 찾아오는 정신의 허기 같은 것이다.

꽃들의향기 2013.10.21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로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 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 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 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 구절초꽃 / 김용택

꽃들의향기 2012.09.25

구절초(3)

산등성 외따른 데 애기 들국화 바람도 없는데 괜히 몸을 뒤뉘인다 가을은 다시 올 테지 다시 올까? 나와 네 외로운 마음이 지금처럼 순하게 겹친 이 순간이- - 들국화 / 천상병 가을에 들판에 피는 꽃을 통칭해서 사람들은 대개 들국화라고 부른다. 구절초, 쑥부쟁이, 벌개미취, 감국 같은 종류다. 하나하나 제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냥 들국화라고 하는 것도 그리 나빠보이지는 않는다. 들국화라는 어감도 좋고, 또 들국화라는 말에는 가을의 정취가 듬뿍 느껴지기 때문이다. 길을 지나다가 구절초를 보았다. 가을이구나! 가을은 아쉬움과 그리움이 교직하며 짜여지는 천이다. 올 가을에는 어떤 무늬, 어떤 색조로 된 그림이 그려질까? 그런데 왜 그런지 올 가을은 허전하고 쓸쓸할 것같다. 그러나 가을 바람이 지..

꽃들의향기 2009.09.26

구절초(2)

구절초는 가을의 향기를 담뿍 머금은 꽃이다. 쑥부쟁이, 벌개미취 등 통칭 들국화라 부르는 비슷한 꽃들이 많지만 구절초만큼 가을 분위기를 진하게 느끼게 해주는 꽃도 없다. 구절초는 처음 봉오리일 때는 연분홍이지만 나중에는 점점 흰색으로 변한다. 구절초의 흰색은 정갈하며 소박하다. 화장을 하지 않은 여인의 얼굴이랄까, 인위적으로 꾸민 아름다움이 아닌 자연 미인을 보는 것 같다. 예전에 비해서 구절초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인간의 손에 의해많이 퍼진 탓이리라. 그만큼 구절초는 가을꽃으로 가장 사랑을 받는 꽃이다.코스모스 보다도 훨씬 더 향토적이며 고향 냄새가 난다. 시에서 처럼 단추 구멍에 달아도, 머리핀 대신 꽂아도 좋을 꽃이다.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매디매디 나부끼는 사랑아 내 고장 부소산 기슭..

꽃들의향기 2006.10.12

구절초

가을 분위기를 더해주는 꽃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시골의 작은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밀며 익어가고 있는 해바라기가 있고, 길을 따라가며 청초하게 피어나서 가을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코스모스도 있다. 산에서는 노란 마타리가 파란 가을 하늘과 잘 어울리고, 들판 어디에서나 자라서 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쑥부쟁이도 있다. 도시의 베란다에 내놓은 노란 국화 또한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해 준다. 이런 가을꽃들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구절초이다. 구절초의 하얀 꽃잎만큼 신비감을 주는 색깔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사진은 공원에서 군락으로 키워놓은 구절초를 찍은 것이지만 실제 야생 상태에서는 이렇게 조밀하게 피지는 않는다. 가을 산야에 외로이 피어있는 구절초의 모습은 고독하지만 순결함을 잃지 않은 ..

꽃들의향기 2004.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