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담 2

그늘 속을 걷다

소설가 김담씨가 어떤 분인지 궁금해서 구해 읽은 책이다. 자전적 에세이인 이 책은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솔직담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김담은 강원도 고성에서 태어나 초등학생일 때 성남으로 이사했다. 전형적인 이농 가정이었다. 변두리 도시에서 사는 가난한 이농자의 생활은 궁핍했다. 그러면서도 글쓰기에 대한 꿈을 키우면서 어렵게 학업을 계속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현실에 눈을 떴고 학생 운동에도 참여했다. 독서와 밑바닥 삶의 체험을 통해 세상을 알아갔다. 그러나 어디에도 깊이 몰두하지는 못했다. 결국은 고향으로 돌아간 부모님을 따라 다시 귀향했다. 낯선 고향이었지만 이웃과 숲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며 살아가고 있다. 고성은 남북 분단의 비극이 현존하는 곳으로 저자가 현대사의 아픔을 그려내고 싶어하는 무대다. ..

읽고본느낌 2013.08.06

숲의 인문학

지은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보다가 중간쯤 읽고서야 여자인 걸 알고는 깜짝 놀랐다. 왜 당연히 남자라고 판단했던 것일까? 되돌아 생각해 보니 이 책은 지은이가 효소 재료를 채취하고 약초를 캐러 산을 돌아다닌 이야기니 응당 남자 일이라 여겼던 것 같다. 다른 하나는 글에 있었다. 소설가 김훈이 떠오르는 간결한 단문형 문체는 여성이 쓴 글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김담과 김훈, 외글자 이름도 닮았다. 누군가 생선가시 같다고 했던 이런 문체를 나는 좋아한다. 을 읽으면서 군더더기 없는 짧은 문장의 매력에 빠졌다. 특히 사투리가 어우러진 우리말이 감칠맛을 더했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들이다. "산뽕나무 아래서 이제 막 익기 시작한 녹두알만 한 오디들을 나뭇가지를 끌어 잡고 바로 입을 대고 따서..

읽고본느낌 2013.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