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기 3

가시엉겅퀴

최근 보도를 보면 가시엉겅퀴가 약용식물로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논농사에 비해 소득이 3배 정도 많아서 관심이 큰 모양이다. 가시엉겅퀴는 간과 담낭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약효 때문에 남획되어 멸종 위기에 몰렸다. 가시엉겅퀴는 갈라진 잎 끝에 날카로운 가시가 달려 있다. 너무 가까이 가면 비명을 질러야 한다. 나를 건드리지 말라는 뜻이다. 그러나 꽃은 색깔이 곱고 예쁘다. 벌 한 마리가 조심스레 꿀을 빨고 있다. 가시에 찔리고서야 알았다 피 멍울멍울 솟아나는 그 생채기 얼마나 쓰리고 아린가를 고혹적인 눈웃음에 홀리지 말아야 했다 다시는 찔리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건만 쏘아보는 눈화살에 녹아버릴 줄이야 저만치 거리를 두고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 잊지만 않았어도 다가가지 않았을 ..

꽃들의향기 2012.09.10

물질경이

연못에 물질경이가 피어 있으면 주위가 환하다. 물질경이는 작은 연꽃이다. 탁한 물에서 자라도 무척이나 곱고 예쁜 꽃을 피운다. 물질경이는 물에서 자라는 수생식물인데 잎은 물 속에 잠겨있다. 잎은 이름 그대로 질경이를 닮아 투박하고 튼튼하게 생겼다. 그 사이에서 연분홍 꽃이 물위로 피어나는데 여려서 안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혼탁한 세상 가운데서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꽃은 늘 밝고 곱다. 마침 김승기 시인의 '물질경이'라는 시를 만났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씀이 거짓이라는 것을 물질경이를 보고서야 알았다 땅 위에서만 뿌리내리는 질경이만 생각했는데 물 속에서 더 예쁘게 꽃피울 줄이야 '고여 있는 물은 썩기 마련'이라는 말씀도 거짓말이라는 것을 물질경이를 보고 알았다 ..

꽃들의향기 2007.10.16

참취

십 년 전만 해도 봄이면 어머니와 함께 산나물을 뜯으러 소백산에 올랐다. 보통 취나물이라 부르는 것이 이 참취를 가리킨다. 점심에는 갓 뜯은 참취에 밥을 싸먹는 맛이 또 별미였다. 참취의 향기가 오랫동안 입안에 머물렀다. 지금은 봄나물 채취철에는 외지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어머니의 체력 또한 받쳐주지 않아 산에 들지를 못한다. 그러나 산을 지키는 대가로 그 정도 아쉬움은 충분히 참을 수 있다. 가을에 피는 참취꽃에는 수수한 아름다움이 있다.꽃잎이 온전히 나있지 않고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있지도 않지만 여러 갈래로 갈라진 가지에서 피어난 꽃들은 무척 서민적이다. 그래서 더욱 친근감이 드는 꽃이다. 고향집 마당가에는 한두 송이 심어놓았던 참취가 퍼져서 무리를 이루고 있다. 참취는 굉장히 번식력이 강한 것 ..

꽃들의향기 2007.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