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삼척 4

늑구리 은행나무

삼척시 도계에 늑구리라는 산촌마을이 있다. 늪이 9 개가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데 지금도 남아 있는 몇 개의 늪을 볼 수 있다. 늑구리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서 일부러 이 마을을 지나쳐서 찾아갔다. 나무만 보자면 고사리역에서 올라가는 게 쉽지만 산촌의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경사가 있었지만 밭은 넓었고 앞쪽으로 육백산이 은행나무는 마을 아래쪽 산비탈에 우뚝 서 있었다. 대개 은행나무는 마을이나 인가 가까이에 있는데 이 은행나무는 외따로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수령이 1500 년이라고 안내문에 적혀 있다. 사실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최고령인 셈이다. 그런데 이 은행나무는 강원도 지정물로 되어 있을 뿐 천연기념물에 들어가 있지 않다. 얼마나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나무의 크기는 높이 20..

천년의나무 2008.11.10

준경묘 혼례소나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스 코리아 소나무는 누구일까? 산림청 임업연구원에서는 10여 년 간의 연구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형질이 우수하고 아름다운 소나무를 찾았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강원도 삼척의 준경묘에 있는 이 소나무다. 키 32 m, 허리둘레 2.1 m, 나이 약 100 살인 이 미인송은 충북 보은군에 있는 정이품송을 신랑으로 맞아 2001 년에 혼례를 치렀다. 당시 산림청장이 주례를 맡고, 두 지역의 군수가 각각 혼주를 맡아서 마치 사람의 혼례식처럼 정식으로 의식을 갖춰 부부가 되었다. 정이품송의 부인송은 보은군에 이미 있었으니, 준경묘 미인송은 사람으로 치면 소실로 들어온 것이다. 이런 재미있는 과정들은 우수한 우리 소나무의 혈통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여진다. 소나무..

천년의나무 2008.06.15

천은사 느티나무

천은사(天恩寺)로 들어가는 길에는 오래된 느티나무 세 그루가 있다. 나이는 250 살 정도로 추정되지만 생김새는 괴목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어떤 신비한 기운이 서려있는 듯 보인다. 특히 개울 옆에서 자라고 있는 느티나무는 돌출된 뿌리가 돌들과 뒤엉켜 있어 괴목의 힘이강하게 느껴진다. 절을 찾는 신도들은이 나무 옆을 지나갈 때마다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신다. 나무가 수백 년을 살게 되면 절로 경외감이 들게 마련이다. 더구나 사찰 경내에 있으니 영험한 힘이 있으리라고 믿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산 속에 있는 고찰들에서 느껴지는종교심은 주변의 오래된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 탓도 있음이 분명하다.그런 면에서 도심의 사찰은 인간의 정서적 욕구를 채워주는데 한계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절을 ..

천년의나무 2008.06.07

천은사 참중나무

강원도 삼척에 있는 두타산 자락에 천은사가 있다. 고려 때 이승휴(李承休)가 이곳에서 '제왕운기(帝王韻紀)'를 썼다고 하는데, 절 입구에는 그런 사연에 대한 안내판이 있다. 천은사(天恩寺)라는 이름은 태조 이성계가 조상 무덤을 이 부근에 조성하면서 하늘에 감사한다는 뜻으로 붙였다고 한다. 천은사 경내에는 참중나무 세 그루가 있다. 참중나무[참죽나무]와 가중나무[가죽나무]는 서로 사촌 쯤 되는 것 같다. '참'[眞]과 '가'[假]의 차이만 있을 뿐 나무의 생김새나 용도가 비슷하다고 한다. 특히 스님들이 참중나무의 순이나 잎을 반찬으로 즐긴다고 한다.그래서 이름도 참중나무[眞僧木]라고 부른다는 해석이 그럴 듯하다. 경내에 있는 참중나무는 날씬하고 날렵한 모습으로 하늘로뻗어 있다. 줄기는 군더더기 없는 직선의..

천년의나무 2008.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