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성남 3

은행동 은행나무

옛날 성남에 살 때 은행동에는 은행나무가 있을까 꽤 궁금했다. 지금은 클릭 몇 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당시는 그렇지 못했다. 성남을 떠나고 20년이 훨씬 넘어서야 그 은행나무를 찾아보게 되었다. '은행동(銀杏洞)'이라는 지명이 유래된 나무다. 1960년대까지는 이곳도 광주군 중부면이었다. 성남으로 분리되면서 은행동이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다. 언덕 비탈에 있는 이 은행나무는 당시는 어디에서나 보였을 것이다. 마을 정자나무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은행정(銀杏亭)'이라고 불렸다 한다. 옆에는 마을 사람이 이용하던 우물도 있었다. 지금은 은행나무보다 더 높은 고층 아파트에 가려 나무는 잘 보이지 않는다. 나무는 높이 30m, 줄기 둘레 1.7m이고, 수령은 300년 정도 되었다. 여섯 개의 줄기가 모여 ..

천년의나무 2015.01.20

야탑동 느티나무

서울에 오갈 때면 이용하는 전철역이 야탑역이다. 역 광장에 사람들의 쉼터로 이용되는 느티나무가 있다. 분당으로 개발되기 전에는 시골 마을의 정자나무였을 것이다. 다행히 안내문에 이 나무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원래 이 자리에 큰 전나무가 있었는데 바람에 쓰러져 죽자 당시 오야소 주민들이 인근 심의진 묘에 있던 느티나무를 옮겨 심었고, 이후 재난을 막고 풍년을 기원하는 정자목으로 삼았다는 사연이다. 현재 야탑동이라는 지명은 일제에 의해 명명된 것이고, 본래 마을 이름은 오동나무가 많아서 오야소(梧野所)였다고 한다. 오동나무가 많은 들판이라는 뜻이다. 오야소의 '야'자와 부근 탑골의 '탑'자를 따서 야탑동이 되었다. 야탑보다는 오야소라는 이름이 훨씬 멋지게 들린다. 도심 빌딩에 갇혀 답답해 보이기는 하지..

천년의나무 2014.09.09

율동 느티나무

성남시 분당구 율동공원 앞에 있는 이 느티나무는 수령이 350년이 되었는데몸이 많이 상했다. 둘로 갈라진 줄기 모두 중간에서 잘려 있다. 하체보다 상체가 너무 빈약하다.줄기 둘레는 5m, 높이는 13m다. 이곳 지명이 율동(栗洞)인 것은 밤나무가 많았다는 뜻이리라. 그러나 작고 한적한 농촌 마을이 분당 개발 바람을 타면서 도시로 변했다. 다행히 이곳은 분당 외곽에 있어 그런대로 전원 풍경을 유지하고 있다. 옛날에 이 주위는 전부 논이었다고 한다. 이 느티나무는 마을의 당산나무였고, 단옷날에는 그네를 매고 마을 사람들이 즐겼다고 전한다. 그러나 몇십 년 사이에많은 것이 사라졌고, 나무도 수족을 잃었다. 300살이 넘은 이 나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철없는 아이들이 뛰놀고, 일에 지친 사람들이 ..

천년의나무 201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