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용인 6

구성동 느티나무B

용인시 구성동행정복지센터 앞 도로변에 있는 느티나무다. 구내에 있는 싱싱한 느티나무와 달리 이 나무는 처참할 정도로 모양이 일그러지고 속살이 깎여 나갔다. 온갖 풍상을 견디고 이만큼 살아내는 모습이 대견하다. 이 정도 되면 나무 보호 차원에서 보형재를 채워주는데 이 나무는 그대로 두었다. 어쩌면 이게 더 자연스러운 모습일지 모르겠다. 가까이 다가가서 안을 들여다보니 줄기에 뚫린 구멍으로 하늘이 훤히 보인다. 90도로 꺾인 줄기가 언제 부러질지 불안하다. 도로 때문에 지지대를 못 세우는 건지 아니면 일부러 그냥 두는 건지 모르겠다. 나무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도로 등 나무의 생육 환경은 열악하다. 그러함에도 버텨내고 살아내는 생명력에 경탄하게 되는 나무다.

천년의나무 2022.06.22

구성동 느티나무A

용인시 구성동행정복지센터 구내에 있는 두 그루의 느티나무다. 느티나무 주변은 주민들의 쉼터로 이용되면서 나무는 잘 관리되고 있다. 설명문에는 이 나무에 얽힌 전설이 적혀 있다. "옛날에 금실 좋은 부부가 살았는데 남편이 전쟁터에 나가자 아내는 마을 어귀인 이곳에서 날마다 남편을 기다렸다. 남편이 죽어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는데도 아내는 남편을 기다리다 끝내 세상을 떴다. 마을 사람들은 아내의 사랑을 기려 이 자리에 느티나무를 심었다. 나무는 자라면서 한쪽 가지가 유난히 길어져 아내가 발돋움한 채 남편을 기다리는 모습과 닮아갔다." 나란히 선 두 나무를 보면서 전설을 보노라면 부부가 나무로 변해서 함께 백년 해로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무의 수령은 약 200년 정도다.

천년의나무 2022.06.22

능원리 느티나무

포은 정몽주 선생의 묘가 있어서 동네 이름에 '능(陵)'이 붙었다. 용인시 모현면에 있다. 태종 6년(1406)에 선생의 묘를 개성에서 이곳으로 옮긴 뒤 후손들이 묘막을 짓고 살기 시작한 이래로 능원리는 영일 정씨의 집성촌을 이루게 되었다. 이 느티나무 옆에는 선생의 후손 중 한 분의 효자비각이 있다. 주변이 어수선하긴 하지만 느티나무는 마을을 대표하는 나무로 어디에서나 보일 정도로 우뚝 서 있다. 나무 높이는 20m, 줄기 둘레는 4m다. 수령은 250년가량 되었다.

천년의나무 2014.05.03

호암미술관 반송

오래된 소나무는 아니지만 수형이 아주 예뻐 이곳에 올린다. 첫눈에 단아한 고려청자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간결한 조형미가 빼어나다. 동서남북 어디에서 봐도 똑같다. 귀족적 고상함이라고 할까, 호암미술관 분위기가 나는 반송이다. 미술관 마당에는 제 멋대로 돌아다니는 공작새가 한 마리 있다. 사람 모인 곳을 일부러 찾아다닌다. 가끔 울기도 하는데 공작새 소리는 외모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마침 옆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반송이야말로 소나무의 공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천년의나무 2013.04.25

심곡서원 느티나무

용인에 있는 심곡서원(深谷書院)은 조광조 선생을 기리기 위해 1650년에 건립되었다. 이 느티나무는 서원이 세워질 때 같이 심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는 17m, 줄기 둘레는 4m다. 옆에 있는 향나무와 V자를 만들며 서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선생 당시의 사림파와 훈구파의 대립 같아 보여서 재미있다. 서원 뒤편에는 또 다른 느티나무가 있다. 역시 비슷한 크기에 비슷한 수령이다. 더 뒤편에는 오래된 은행나무도 보이는데 서원 땅이 아닌지 담장 밖에 있다. 심곡서원은 대원군의 서원 철폐에도 훼손되지 않고 존속되었다고 한다. 사방이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고 있는 속에서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세월의 무상함을 전하고 있다.

천년의나무 2012.12.01

보라동 느티나무

지난달 가을이 짙어갈 때 이 느티나무를 만났다.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에 있다. 기묘사화 때 조광보(趙光輔)가 심었다고 하니 수령은 500년이 되었다. 안내문에는 400년으로 나와 있는데, 조광보가 심었던 후손 느티나무쯤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옛날에 이 자리는 양반들이 시를 읊고 학문을 논하던 정자가 있지 않았을까, 추정을 해 본다. 나무 주변에는 공원을 아담하게 꾸며 놓았다.의자와운동기구도 있어 나무와 함께 하는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나무의 생육 상태도 좋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또 다른 느티나무가 있다. 이 나무에는 더 오랜 전설이 전해진다. 조선이 건국할 때 마을에 돌림병이 돌았는데 이태조의 부마 양경공의 꿈에 한 고승이 나타나 마을을 지킬 수호목을 찾아 심으라고 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

천년의나무 2011.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