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령 6

세간리 은행나무

경남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의 곽재우 의병장 생가 옆에 있는 우람한 은행나무다. 아마 곽 장군도 이 은행나무 밑에서 뛰놀며 자랐을 것이다. 나이는 500년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21m, 줄기 둘레는 10.3m나 된다. 천연기념물 302호다. 생가 안내문에는 장군의 일생이 이렇게 나와 있다. 곽재우(郭再祐) 의병장은 1552년 8월 28일 이곳 세간리에서 태어나 1585년 별시과거에 급제했으나 글의 내용이 문제가 되어 파방해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고 은거하며 학문에 전념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책과 붓을 던지고 가재를 털어 의병을 일으켰다. 유격전과 기습공격에 능했던 장군은 연전연승하며 천강홍의장군(天降紅衣將軍)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전란이 끝나고는 성주목사, 함경도관찰사 등을 지냈으나 극심한 당쟁에 실망..

천년의나무 2013.06.10

세간리 현고수

현고수(懸鼓樹)란 '북을 매단 나무'란 뜻으로 선조 25년(1592) 4월 13일에 왜군이 부산포에 침입하자 당시 41세 유생이던 곽재우가 4월 22일 이곳 유곡면 세간리에서 이 느티나무에 큰 북을 매달아 놓고 치면서 전국 최초로 의병을 모아 훈련시켰다고 전해 온다. 나무는 북을 매달기 좋게 줄기가 꺾어져 있다. 이런 역사적 의미로 인하여 현고수는 2008년에 천연기념물 493호로 지정되었다. 이 느티나무의 나이는 500여 년으로 추산되며, 높이는 20m, 줄기 둘레는 8.4m다. 생김새부터가 범상치 않은 느티나무다. 해마다 열리는 의병제전 행사를 위한 성화를 이곳에서 채화한다.

천년의나무 2013.06.10

백곡리 감나무

일반적으로 과실나무의 수명은 짧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백 년이 넘는 과실나무를 보기가 어렵다. 그 까닭은 과실을 영글게 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탓이 아닌가 싶다. 경남 의령군 정곡면 백곡리에 있는 이 감나무는 연세가 450살이나 되셨다. 과연 감나무가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나 싶을 정도다. 하긴 상주에는 750살이나 되신 감나무도 있다. 그러나 크기로는 백곡리 감나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 긴 세월을 버티어 낸 기상과 위엄이 느껴진다. 감나무 줄기에는 구멍이 뻥 뚫려 있다. 아이들이 들어가 놀아도 될 만한 공간이다. 줄기에서는 세 개의 큰 가지가 위로 뻗어 있다. 높이가 28m나 되니 키다리다. 지금도 감이 열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백곡리가 자랑할 만한 대단한 감나무다.

천년의나무 2013.06.03

성황리 소나무(2)

의령을 지나던 길에 이 나무의 안내판을 도로에서 우연히 보았다. 5년 만의 재회였다. 나무는 그때와 다름 없이 마을 뒷산에서 늠름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달라진 건 소나무 앞으로 '역사문화 부자길'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삼성을 창업한 이병철 회장 생가부터 이곳까지 만들어진 길이다. 그래도 '부자길'이라는 이름은 좀 그렇다. 성황리 소나무는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나무다. 드러난 뿌리나 가지의 생김새가 굉장히 힘차다. 그러나 걱정되는 점도 있다. 줄기에서 옆으로 펼쳐진 가지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버팀목이 왠지 불안해 보인다. 앞으로도 거센 태풍을 잘 이기고 명목으로서의 자리를 잘 지켜가길 빌 뿐이다.

천년의나무 2013.05.31

성황리 소나무

경남 의령군 정곡면에는 성황리라는 작은 야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마을이 있다. 이 마을 뒷편 산 언저리에 천연기념물 359호로 지정된 이 소나무가 있다. 멀리서 보면 비슷한 크기의 소나무가 또 하나 있어 마치 쌍둥이 나무로 보인다. 소나무의 수령은 약 300년 정도로 예상한다는데, 뒤에 무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조경용으로 심었지 않았나 싶다. 나무를 향해 가는데 개들이 짖는 소리가 요란해서 다시 되돌아 나왔다. 나무 아래가 바로 개 사육장이었다. 되돌아 나온 덕분에 제대로 된 길을 따라 올라갈 수 있었다. 멋진 소나무는 마을을 내려다보며 자라고 있었는데, 그 수세가 웅장하고 싱싱했다. 줄기의 표피가 윤기로 반들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만큼 생육 상태가 좋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두 소나무의 가지가 ..

천년의나무 2008.01.24

충익사 모과나무

경남 의령에 있는 충익사(忠翼祠)는 임진왜란 때 나라를 지켰던 홍의장군 곽재우와 휘하 장병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곽재우 장군은 바로 이곳 의령군 유곡면에서 출생했다. 임란 당시에 가장 의병을 일으켜 왜병의 침공을 막았고,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충익사 경내에 아주 오래된 모과나무가 있다. 안내문에는 280년으로 되어 있는데, 어떤 사람은 500년 쯤 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모과나무인 셈이다. 크기는 높이가 12 m, 줄기 둘레가 3 m나 된다. 특히 울퉁불퉁한 굵은 줄기는 과히 압권이다. 남성미가 넘치는 이 줄기 모양은 오래된 모과의 고목이 아니고서는 보기 힘든 모습을 하고 있다. 굵게 패인 골을 보아도 나무에 얹어진 세월의 무게를 읽을 수 있다. ..

천년의나무 2008.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