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이천 8

신대리 백송(2)

처음 봤을 때보다 더 커졌고 싱싱해진 느낌이다. 10여 년 사이에 눈에 띌 만한 변화가 없을 테지만, 보는 각도가 달라져서인지 천연기념물로서의 가치를 보여주는 듯하다. 백송이 귀하다 보니 오래된 백송은 대부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신대리 백송은 약 210년 전 조선시대 참판을 지낸 민달용의 묘소에 심은 것이라고 전한다. 이천시 백사면 신대리 산32번지에 있다.

천년의나무 2019.04.02

도립리 반룡송(3)

세 번째로 찾았지만 볼 때마다 감탄을 하게 되는 나무다. 줄기의 형상이 기기묘묘하다. 용트림 모양이라 하여 반룡송(蟠龍松)인데, 그보다는 구렁이가 먹이를 칭칭 감고 있는 모습이 먼저 연상된다. 나무의 어떤 요인이 이런 형태를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옆에 있던 사람의 나름대로의 설명이 들린다. 소나무를 위로 못 자라게 하면서 가지를 인위적으로 변형시켰다는 것이다. 어쩐지 그 말이 합리적으로 들리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반룡송은 이천 9경 중 하나며 천연기념물 제381호다. 신라말 도선 선사가 심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선지 추정 나이는 850살이다.

천년의나무 2019.04.02

도립리 반룡송(2)

7년 만에 다시 만나는 명품 소나무다. 느낌으로는 그때보다 더 납작해진 것 같다. 2m 정도 되는 줄기에서 가지가 수평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가지 모양이 기기묘묘하다. 반룡송(蟠龍松)이라 할 때 '蟠'은 '서릴 반' 자다. '서린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뱀 따위가 몸을 똬리처럼 동그랗게 감다'로 설명되어 있다. 그러니까 용이 몸을 감으며 승천하는 모양새의 나무라는 뜻이다. 줄기의 여러 군데서 그런 용트림을 찾아볼 수 있다. 반룡송은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너른 들판에 있다. 옛날에는 주변에 마을 숲이 있었고, 농가도 몇 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밭으로 변했고 휑 하니 허전하다. 숲의 일부라도 복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천년의나무 2012.10.15

육괴정 느티나무

이천시 백사면에 있는 육괴정(六槐亭)은 남당(南塘) 엄용순(嚴用順)이 세운 정자다. 조선 중종 14년(1519) 기묘사화로 조광조를 중심으로 이상정치를 추구하던 신진사류들이 크게 몰락하자 남당도 난을 피해 이곳으로 낙향했다. 이곳에는 엄용순, 김안국을 비롯한 여섯 선비가 모여 시회와 학문을 논하였다. 그들이 우의를 기르는 뜻으로 각각 한 그루씩 모두 여섯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었다는데서 육괴정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지금은 세 그루가 남아 있다. 그중에서 가장 큰 나무는 높이가 15m, 줄기 둘레가 4.3m에 이른다. 수령은 500년으로 몸에는 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천년의나무 2012.10.14

영원사 은행나무

이천에 있는 원적산 남쪽 자락에 영원사(靈源寺)가 있다. 신라 선덕여왕 7년(638)에 해호(海浩) 선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절이다. 절 앞에 고운 자태의 은행나무가 한 그루 있다. 비구니 사찰에 어울리게 단아한 여성적 외모다. 나무 역시 은행알이 열린 암나무다. 안내문에 보면 수령이 800년이라고 나와 있는데 첫인상은 그렇게 오래 되어 보이지는 않는다. 키는 25m, 줄기 둘레는 4.5m다.

천년의나무 2012.10.13

영월암 은행나무

경기도 이천 설봉산에 있는 영월암(映月庵)은 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고려 때 나옹선사가 중건한 아담한 절이다. 절 앞에는 나옹선사가 중건 기념으로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있다. 두 개의 줄기가 나란히 붙어 자라는데 같은 뿌리에서 나온 한 나무다. 전설대로라면 수령은 700년 가까이 된다. 나무 높이는 37m로 상당히 큰 편이다. 줄기 둘레는 5m다. 그런데 나무가 위치한 곳이 어수선하고 불안해 보인다. 이 은행나무는 영월암을 상징하는 나무가 아닌가. 주변 정리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천년의나무 2012.01.11

신대리 백송

너무 단 맛은 입맛을 잃게 하고, 너무 화려한 구경거리는 뒤의 경치를 시시하게 만든다. 로마 구경은 맨 나중에 하라는 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처음 만난 백송이 헌법재판소 구내에 있는 재동 백송이었는데 지금 보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진 나무였다. 그것이 나무에 관심을 갖게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지만 동시에 눈맛을 버려놓기도 한 셈이다. 그 뒤에 만나는 백송들이 기대에 못 미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천 신대리에 있는 백송은 마을 뒤쪽 경사진 언덕에서 자라고 있다. 높이는 16 m 가량으로 키도 크고 모양새도 좋다. 그러나 백송의 가장 큰 특징이 줄기 색깔인데 이 나무는 흰색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나무의 큰 줄기는 재동 백송과 마찬가지로V자 모양으로 갈라져 있다. 안내문에 보면 지금으로부터 약 210..

천년의나무 2005.10.01

도립리 반룡송

올라오는 길에 이천을 지나다가 백사면 도립리에 있는 반룡송을 찾아갔다. 넓은 벌판 가운데에 있는 이 나무를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은 크기가 예상보다 작다는 것이었다. 지난 번에 본 운문사 처진소나무의 웅장함이 연상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역시 이름값을 하는나무였다. 이 나무를 찾아오는 길에 지나가는 촌로에게 위치를 물으니 방향을 가르켜 주면서 "그 나무 볼 만 할거요."라고한 말이 역시 빈말이 아니었다. 땅에서 큰 줄기가 올라가면서 옆으로 퍼져 있는데 뱀이 똬리를 틀듯 꼬여있는 모습이 무척 특이하다. 그래서'뱀솔'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반룡송(蟠龍松)이란 이름은 이 소나무가 하늘로 오르기 위해 꿈틀거리는 형상을 닮았다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그래선지 줄기의 ..

천년의나무 200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