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따라 받는 느낌이 다르듯, 숲에도 그만의 향기와 색깔이 있다. 그래서 숲에 들 때 받는 느낌도 여러 가지이다. 같은 숲이더라도 때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한다. 내소사 전나무 길은 수령이 100여 년 된 전나무 숲 사이로 사람의 마을과 절을 연결해 주고 있다. 나무들은 하나같이 의연하고 당당하다. 이 길은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길이다. 속세를 등지고 피안의 세계로 나아가는 상징성 때문일까, 세속에 물든 탐진치 삼욕이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따라 모두 씻겨나가는 느낌이 든다. 설법을 꼭 법당에서만 듣는 것이 아니다. 이 숲에 들면 사람의 음성이 아니더라도 나무가 해주는 설법이 이심전심으로 전해져 오는 것 같다. 일상에 지치고 마음 상한 사람이라면 자연이 주는 위로의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