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비길 7

누비길: 복정역~옛골

성남 누비길 마지막 7구간을 걸었다. 이로써 내 임무는 끝났다. 그동안 근교 산길과 서울 둘레길, 한양 도성길, 성남 누비길을 안내하며 10년 가까이 용두회의 대장 노릇을 했다. 후임에게 넘겨주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누비길 7구간은 복정역과 청계산 옛골을 연결하는 약 10km 길이다. 중간에 인릉산(326m)을 지난다. 겨울을 보내고 오랜만에 걷는 걸음이라 이만한 높이에도 숨이 찼다. 더구나 이런저런 사유는 여럿이 빠지고 둘만 함께 했다. 아침에는 돌풍이 불며 눈까지 휘날렸다. 대신 바람이 미세먼지를 쫓아내서 공기는 깨끗해졌다. 전날 나경원 의원이 국회에서 대표 연설을 하며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대변인'이라고 발언해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아침 단톡방에는 그게 화제였다. 다들 칠십에 가까운 노털이니 ..

사진속일상 2019.03.14

누비길 대신 청계산

누비길 5, 6구간은 생략하고 대신 청계산에 올랐다. 5, 6구간은 구간 길이나 교통편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용두회에서는 그동안 가벼운 산길만 걷다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산행을 했다. 원터골에서 진달래능선으로 올라가 매봉, 망경대, 이수봉을 지나 옛골로 내려갈 계획이었으나 다들 힘들어 해서 혈읍재에서 내려가는 단축 코스를 택했다. 평상시에 산을 다니지 않으니 오백 미터급도 벅찬 건 당연하다. 이 코스도 네 시간이 걸렸다. 산에 게을러진 건 나도 마찬가지다. 올해처럼 산과 멀어진 적도 없다. 기록을 보니 올 등산이 네 차례밖에 안 된다. 내색을 안 했을 뿐이지 이젠 청계산도 벅차다. 다리 근육도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하는 법이다. 좀 더 부지런해지자고 다짐한다.

사진속일상 2018.11.13

누비길: 태재~오리역

용두회 누비길 걷기 여섯 번째로 태재에서 오리역까지 걸었다. 누비길 4구간에 해당하는 코스다. 태재고개에서 형제봉, 불곡산, 부천당고개, 위남에고개, 구미동을 경유하는 길이다. 거리는 8km이고, 네 시간 정도 예상했는데 길이 평탄해서 세 시간이 걸렸다. 누비길 전 구간 중 가장 걷기 편한 길인 것 같다. 용두회원 다섯 명이 함께 했다. 불곡산 아래 사는 친구가 있어 안내를 맡았다. 산불 감시 초소 전망대에서는 분당이 내려다보였는데, 깔끔한 전원도시라는 느낌이 한눈에 들어왔다. 우스갯소리로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한다. 잘 다듬어진 환경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때깔부터 다르다. 잘난 동네에 들어가면 왠지 주눅이 들고 루저가 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일종의 자격지심인지 모른다. 하산해서는 오리역 주변에서 통상..

사진속일상 2018.10.09

누비길: 영장산~태재고개

두 달을 쉰 뒤 누비길 걷기를 재개했다. 영장산에서 태재고개까지 3구간 후반부 코스였다. 서현역에서 여섯 명이 만나 버스로 새마을연수원까지 이동한 후 산길로 들어섰다. 영장산 능선을 따라 걷다가 어느 지점부턴가 잘못 되었다. 엉뚱한 길로 들어선 것이다. 외길이라 생각하고 아무 의심을 하지 않았던 불찰이었다. 돌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그 덕분에 새로 택지를 조성하는 신현리 동네를 구경할 수 있었다. 요사이 날씨는 참 좋다. 이런 공기와 하늘이라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할 만하다. 하늘에는 여름 뭉게구름 대신 전형적인 가을 구름이 펼쳐졌다. 하늘 호수로 풍덩 빨려들 것만 같은 날이었다. 엉뚱한 길일망정 세 시간 정도 걸었다. 8km 가량 될 듯하다. 아무 길이면 어떻겠는가. 함께 이 길을 걸었다는 ..

사진속일상 2018.09.11

누비길: 이배재~영장산

용두회의 누비길 걷기 네 번째로 이배재에서 영장산까지 걸었다. 누비길 3구간은 이배재에서 영장산을 거쳐 태재까지 12km 거리인데, 우리는 반으로 나누어 걸었다. 나도 발에 생긴 티눈 때문에 오래 걷지를 못한다. 영장산에서 새마을연수원으로 내려오는 7km 길이였다. 싱가포르에서 북미회담이 열리는 날이었는데 산길에서도 그쪽 소식이 궁금했다. 어찌 됐든 회담이 잘 돼서 전쟁 걱정을 안 해도 되는 나라가 되기를 비는 마음은 모두가 같았다. 통일 전까지는 서로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1국가 2체제가 정착되면 좋겠다. 직접 차를 몰고 북쪽 땅에도 들어갈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산길에 있는 연리지 소나무다. 나이가 어리지만 이 정도로 완벽한 H 형상의 연리지는 드물다. 한 친구는 인위적으로 만들었을 수도..

사진속일상 2018.06.14

누비길: 남문~이배재

세 번째 누비길 걷기로 남한산성 남문에서 이배재까지 걸었다. 용두회원 다섯 명이 함께 했다. 누비길 2구간은 남문에서 갈마재까지지만 갈마재에서의 교통편이 원활치 못하여 이배재에서 마감했다. 약 6km 길이에 두 시간 반이 걸렸다. 이 구간은 타박타박 걷기 좋은 길이다. 때는 신록을 지나 여름으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가벼운 걸음인데도 얼굴에는 땀이 밴다. 노동절 휴일이라 산길에서는 사람들과 자주 만난다. 새로 돋아난 주목 잎이 앙증맞다. 손으로 만져보니 아기 피부처럼 보들보들하다. 나무는 올해 저만큼 성장하는 것이다. 10시에 남문을 출발해서 12시 30분에 이배재에 도착했다. 이 길은 누비길 중 가장 가볍게 걸을 수 있는 구간이다. 이배재를 건너는 육교는 작년에 세워졌다. 우리는 여기서 버스를 타고 모란..

사진속일상 2018.05.01

누비길: 산성역~남문

용두회에서 올해는 성남을 한 바퀴 도는 누비길을 걷기로 했다. 누비길은 전체 길이 62km에 일곱 구간으로 되어 있다. 지난달에 복정역에서 소(小) 영장산 줄기를 지나는 1구간 A코스를 걸었고, 이번에 산성역에서 남문까지 이르는 B코스를 걸었다. 원래는 1구간을 한번에 걸어야 했으나, 걷는 도중에 일이 생기는 바람에 두 코스로 나누어졌다. 산성역에서 남문까지는 약 4km 길이다. 두 시간 정도 걸린다. 길은 남한산성으로 올라가는 차도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며 나란히 나 있다. 우리는 남문에서 산성마을로 내려가 두부전골로 점심을 한 뒤에 오후에는 모란역으로 나가 관례대로 당구를 즐겼다. 산길은 벚꽃으로 환했다. 평지의 벚나무는 잎이 나오며 꽃이 진 곳이 많을 텐데 산은 지금이 눈부신 절정이다. 꽃 풍경에..

사진속일상 2018.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