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누비길: 복정역~옛골

샌. 2019. 3. 14. 10:27

 

성남 누비길 마지막 7구간을 걸었다. 이로써 내 임무는 끝났다. 그동안 근교 산길과 서울 둘레길, 한양 도성길, 성남 누비길을 안내하며 10년 가까이 용두회의 대장 노릇을 했다. 후임에게 넘겨주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누비길 7구간은 복정역과 청계산 옛골을 연결하는 약 10km 길이다. 중간에 인릉산(326m)을 지난다. 겨울을 보내고 오랜만에 걷는 걸음이라 이만한 높이에도 숨이 찼다. 더구나 이런저런 사유는 여럿이 빠지고 둘만 함께 했다.

 

 

아침에는 돌풍이 불며 눈까지 휘날렸다. 대신 바람이 미세먼지를 쫓아내서 공기는 깨끗해졌다.

 

전날 나경원 의원이 국회에서 대표 연설을 하며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대변인'이라고 발언해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아침 단톡방에는 그게 화제였다. 다들 칠십에 가까운 노털이니 오죽하겠는가. 연설문을 퍼나르며 통쾌하다고 난리다. 정치 얘기가 나오면 괴롭다. 그들이 말하는 진보 좌파니 나는 외톨이다. 속만 부글거리며 묵묵할 뿐이다. 반론이 쓸데없는 짓이란 건 진즉에 알아챘다. 산길에서 읽으라며 보내준 글에 이번에는 토를 달았다. "제발 산길은 오염시키지 말아줘!"

 

 

 

 

봄이 오는 산길은 포근했다. 독사진 별로 안 찍는데 이번에는 한 장 남기고 싶었다.

 

 

숲의 생강나무꽃.

 

 

산 아래 마을에는 산수유꽃도 피었다.

 

 

매화도 피기 시작했다. 작년보다는 개화 시기가 빠르다.

 

걷기를 마친 뒤 시내 모임에는 친구 여러 명이 나왔다. 버릇대로 양재닭집, 당구장을 순회하며 실컷 먹고 마셨다. 속 불편한 건 무시하고 즐거운 쪽을 택했다. 집에 들어오니 밤 11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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