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봄 맞는 뒷산

샌. 2019. 3. 24. 19:10

 

어제는 한 시간 정도 진눈깨비가 흩날렸다. 지붕과 산이 하얀 옷을 입었다가 금방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덕분에 오늘 산길은 촉촉하게 젖어 걷기에 좋았다.

 

남쪽 지방은 벚꽃이 한창이지만 여기는 이제 봄기운이 도착했다. 진달래가 꽃봉오리를 맺은 채 따스한 햇볕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 며칠 뒤면 활짝 필 것이다. 뒷산에는 생강나무꽃이 한창이다. 지금부터 폭죽 터지듯 봄꽃의 향연이 펼쳐지리라. 올해는 개화 시기가 일주일 정도 빠르다. 각 지방의 꽃 축제도 예년보다 앞당겨지는가 보다.

 

뒷산 꼭대기에 이를 때 조그만 쉼터가 나온다. 대여섯 사람이 앉을 만한 평지다. 남향이어서 햇살 따스하고 뒤로는 산이 둘러싸고 있어 포근하다. 나무를 가로로 걸쳐놓은 의자가 있고, 작은 탁자도 있다. 항상 쉬어가는 곳인데 워낙 사람이 귀하다 보니 늘 내 차지다. 편하게 앉아 눈을 감고 명상하는 폼을 재기도 한다. 주변은 갈참나무 숲이다. 오늘도 오래 쉬며 먼산바라기를 했다. 오랜만에 파란 하늘이 열린, 봄기운으로 젖어드는 산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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