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15

통가리로 야생화

뉴질랜드를 여행하는 동안 통가리로를 트레킹할 때 만난 야생화가 인상적이었다. 척박한 화산암 지대에서 피어난 꽃이 제일 예뻤다. 이름은 전혀 모르는 꽃들이다. 트레킹 대열에서 자꾸 뒤처진 이유는 이 야생화들과 눈맞춤했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꺼내 한두 장 찍다 보면 일행은 이미 저 멀리 사라졌다. 뉴질랜드에서도 환경이 좋은 데서 자라는 꽃은 크면서 색도 화려했다. 반면에 통가리로에서는 주로 흰색의 꽃이 작으면서 귀여웠다. 우리나라 야생화 분위기여서 더욱 반가웠다. 바람꽃을 닮아 '통가리로 바람꽃'이라 불러보기도 했다. 특이했던 지형과 함께 예쁜 꽃에 눈을 팔았던 통가리로 트레킹이었다.

꽃들의향기 2017.03.19

뉴질랜드의 나무

한 달 동안 뉴질랜드에 있으면서 큰 나무를 찾아보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단체로 가다 보니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나무가 '카우리'라는데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가장 오래된 카우리는 2천 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런 카우리 숲에 가 보지 못했다. 헤밀턴 가든(Hamilton Garden)에서 본 흰색 줄기의 나무. 나무 이름이 'Eucalyptus Viminalis'라 적혀 있다. 퀸스타운(Queenstown) 공원에 있는 큰 나무. 혹 이 나무가 카우라인지 모르겠다. 퀸스파크에 있는 같은 종류의 나무. 오클랜드 박물관 앞에 있는 괴목. 이번에는 유명 관광지와 트레킹이 목적이었다. 만약 다음에 뉴질랜드에 갈 기회가 있다면 꽃과 나무 중심의 여행을 해 보고..

천년의나무 2017.03.14

뉴질랜드(12) - 헤밀턴 가든, 오클랜드

뉴질랜드 여행 24일째, 긴 여행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오클랜드로 향하는 길, 헤밀턴을 지나며 잠시 헤밀턴 가든(Hamilton Garden)에 들렀다. 휴일이어선지 다른 곳과 달리 놀러 나온 사람이 많았다. 군데군데 야외 공연도 벌어져 시끌벅적했다. 헤밀턴 가든의 꽃들. 눈에 익은 꽃도 많았다. 헤밀턴 가든은 세계의 대표 정원을 모아놓은 것이 특징이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경이로웠던 와이토모 동굴(Waitomo Cave). 석회암 동굴인데 이 동굴 안에 사는 반디벌레로 유명하다. 캄캄한 곳에서 반디벌레는 빛을 내서 먹이가 되는 곤충을 유인한다. 천정에 붙어 거미줄 같은 먹이줄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빛으로 유인한다. 수많은 반디벌레들의 빛은 아름다우며 경탄을 자아낸다. 마치 하늘에 별이 떠 있는 것 같다...

사진속일상 2017.03.14

뉴질랜드(11) - 통가리로 트레킹

통가리로(Tonggariro) 국립공원은 뉴질랜드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이다. 북섬에서 가장 높은 루아페후(Ruapehu, 2797m), 응가우루호에(Ngauruhoe, 2291m), 통가리로(Tonggariro, 1968m)의 세 화산이 인접해 있다. 통가리로 알파인 크로싱(Tonggariro Alpine Crossing)은 이들 화산 사이를 지나는 20km의 트레킹이다. 완주하는데 8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차 때문에 통가리로까지 갔다가 되돌아오기로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양 지점 사이를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었다. 통가리로 가는 길, 멀리 만년설을 이고 있는 산이 루아페후다. 오른쪽의 원뿔 모양의 화산이 응가우루호에이고, 가운데 밋밋한 산봉우리가 통가리로다. 황량하면서도 생명의 강인함이 느껴지..

사진속일상 2017.03.13

뉴질랜드(10) - 로토루아, 레드우즈

로토루아(Rotorua)는 온천 도시다. 화산 지대에 자리잡고 있어 지표에서는 끓는 물과 수증기가 솟아오른다. 패키지 여행에서도 이곳은 필수 코스다. 로토루아에 있는 와카레와레와(Whakarewarewa)는 오래전부터 마오리족이 살던 마을로 지금은 민속촌으로 변해 있다. 마을에는 유황 냄새가 진동하며 간헐천도 있다. 나에게는 화산 지형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게 색다른 경험이었다. 마오리족이 직접 가이드를 하며 마을을 안내한다. 마오리족 교회. 묘지. 뉴질랜드 인구의 9% 정도가 마오리족이다. 백인과 큰 차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뉴질랜드 주류에 진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백인과 마오리족이 서로 공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기에 좋았다. 마오리족의 민속 공연. 마오리족은 인사할 때 혀를 쑥 ..

사진속일상 2017.03.12

뉴질랜드(9) - 북섬으로 넘어가다

뉴질랜드 여행 18일째, 카이코우라(Kaikoura)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넬슨에서 카이코우라까지는 224km로 3시간이 넘게 걸린다. 카이코우라는 바다가재 요리로 유명하고, 원하는 사람은 향유고래 관찰도 할 수 있는 곳이다. 한동안 해안을 따라 난 철도와 나란히 달렸다.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듯 철로에는 녹이 슬어 있었다. 두 시간 가까이 달렸을 때 문제가 생겼다. 도로가 통제된 것이다. 작년 11월에 발생한 규모 6.8의 지진 여파로 길이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득이 카이코우라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여행 중 계획과 어긋난 유일한 경우였다. 우여곡절 끝에 다음날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했다. 공항 가까이 있는 'Aarburg Airport Motel'은 넓은 잔디 마당이 좋았다...

사진속일상 2017.03.12

뉴질랜드(8) - 아벨타스만 트레킹

아침을 먹고 웨스트포트(Westport) 시내에 있는 카페를 찾았다. 여기서는 '아메리카노'를 '롱 블랙(Long Black)'이라고 부른다. '숏 블랙(Short Black)은 약간 달콤하다. 이른 아침을 먹고 출발하기 때문에 점심은 11시 쯤 적당한 쉼터에서 먹었다. 샌드위치나 주먹밥으로 간단히 때웠다. 나는 새벽에 일어나 식사를 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 아침 식사는 거르는 경우가 많았다. 로토로아 호수(Lake Rotoroa). 호수 둘레를 산책하려 했으나 샌드플라이 때문에 쫓겨났다. 도로 옆 쉼터에서는 어디서나 캠핑카를 볼 수 있다. 뉴질랜드는 캠핑가로 여행하기 좋은 나라다. 우리도 인원만 적었다면 캠핑카 여행을 했을 것이다. 처음으로 독방을 썼던 모투에카(Motueka)의 숙소, 'White El..

사진속일상 2017.03.11

뉴질랜드(7) - 팬케이크 바위, 태즈먼 해변

뉴질랜드 남섬 푸나카이키(Punakaiki)에 있다. 마치 팬케이크를 쌓아놓은 듯한 모양이어서 '팬케이크 록(Pancake Rocks)'이라 불린다. 우리나라 채석강과 비슷하지만 규모가 훨씬 크면서 아기자기하다. 3천만 년 전에 이곳은 바다속이었다. 바다 생물과 모래가 퇴적되면서 만들어진 지층이 융기한 후 바닷물과 바람에 침식되면서 만들어졌다. 단단한 부분이 살아남으면서 이런 기이한 지형이 조각 되었다. 생성 원인이 논리적으로 설명된다고 온전히 납득되는 것은 아니다. 그 간극에 신비가 존재하고 경탄이 생겨난다. 팬케이크 바위도 그러했다. 우리는 태즈먼 해를 왼쪽으로 끼고 계속 북상했다. 이제 남섬의 북쪽 끝에 가까이 이르렀다. 가다가 경치 좋은 곳이 있으면 해변에서 휴식을 취했다. 폴윈드(Foulwind..

사진속일상 2017.03.10

뉴질랜드(6) - 와나카, 폭스 빙하, 프렌츠조셉 빙하

밀포드 트레킹과 크루즈 관광을 마치고 테아나우에서 숙박하며 나흘 동안의 피로를 씻어냈다. 밀린 옷가지도 세탁기에 돌렸다. 다시 맑은 날씨로 돌아오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뉴질랜드 여행 열사흘째, 테아나우에서 애로우타운(Arrowtown)을 거쳐 휴양도시인 와나카(Wanaka)로 향했다. 다시 만난 와카티푸 호수. 와나카로 넘어가는 고개. 풍광이 아름다운 와나카 호수(Lake Wanaka). 와나카 호수는 뉴질랜드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로 남북 길이가 42km나 된다. 수심은 300m 정도다. 이 호수를 중심으로 하는 레포츠를 즐기러 사람들이 와나카를 찾는다. 우리가 묵었던 유스호스텔 'YHA Wanaka'. 6인실의 남녀 공용이었는데 인도 처녀가 팬티를 빨아 화장실에 걸어 놓아 황당했었다. 다음날 아침, ..

사진속일상 2017.03.09

뉴질랜드(5) - 밀포드 크루즈

밀포드 트레킹을 마친 후 바로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 관광에 나섰다. 정확한 명칭은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가 아니라 '밀포드 피오르(Milford Fjord)'라고 해야 옳다. 지난 2백만 년 동안 12번의 빙하기가 있었는데, 마지막 빙하기는 1만~1만 3천 년 전이었다. 이때 뉴질랜드 남부 산들은 얼음 속에 갇혀 있었고, 빙하가 흘러가면서 대협곡을 만들었다. 밀포드 피오르는 길이가 16km이고, 평균 수심은 330m다. 가장 넓은 곳은 폭이 2km에 이른다. 이곳은 연간 강우량이 6,800mm나 되고, 일년 중 절반이 비가 내린다. 패키지 여행의 필수 코스가 이곳 밀포드 크루즈 관광이다. 이날도 비가 오락가락했다. 산에 구름이 덮이면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 했다. 앞에 보이는 높..

사진속일상 2017.03.07

뉴질랜드(4) - 밀포드 트레킹

'밀포드 트레킹' 때문에 뉴질랜드에 왔다. 세계 3대 트레킹이라고 하면 중국의 호도협 트레킹, 페루의 마추픽추 트레킹, 그리고 뉴질랜드의 밀포드 트레킹이 꼽힌다. 여기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해도, 그만큼 밀포드 트렉은 누구나가 걷고 싶어하는 길이다. 뉴질랜드 여행 열흘째, 드디어 밀포드로 들어간다. 3박4일 동안 헛(Hut)을 이용하는 트레킹이다. 하늘은 잔뜩 흐려 있다. 테아나우다운스(TeAnau Downs)에서 배를 타고 그레이드워프(Glade Wharf)로 이동한다. 여기가 트레킹 출발점이다. 제일 먼저 우리를 반겨준 건 샌드플라이(sandfly)였다. 우리말로 하면 '모래파리'인데, 모기처럼 피를 빨아먹는다. 물리면 피부가 발갛게 변하고 엄청 가렵다. 흔적이 한 달 넘게 가기도 한다. 밀포드만 ..

사진속일상 2017.03.07

뉴질랜드(3) - 모에라키 바위, 터널 비치, 퀸스파크

모에라키 바위(Moeraki Boulders), 뉴질랜드 남섬 모에라키 지방 해변에 산재한 둥근 돌들이다. 지름이 1~6m로 다양하고, 무게가 7t이 되는 것도 있다. 멀리서 보면 공룡알 비슷하게 보인다. 자연이 만든 것이라니 무척 신기하다. 어떤 과정으로 이런 모양의 돌이 생겼는지 누구나 궁금증을 갖게 된다. 그러나 명쾌한 설명은 보이지 않는다. 입구의 영어 안내문은 읽어봐도 이해가 잘 안 된다. 뒤에 자료를 찾아보니 대체적인 형성 과정은 이렇다. 이 돌들은 방해석 결정체로 약 6,500만 전에 형성되었다. 동물의 뼈나 유기물을 핵으로 해서 퇴적물이 방사선 모양으로 들어붙기 시작했다. 둥근 모양으로 만들어진 데는 어떤 전기적 작용이 있었을 것이다. 단단해진 결정체는 바다 속에 있다가 1,500만 년 전..

사진속일상 2017.03.05

뉴질랜드(2) - 와카티푸호와 밴로몬드 트레킹

와카티푸 호수(Lake Wakatipu)는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다. 빙하가 흘러내리며 판 골짜기를 긴 호수가 만들어졌다. 길이가 무려 77km에 이르며, 주변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호숫가에 있는 퀸스타운(Queenstown)은 휴양도시로 유명하다. 인구는 14,000명 정도지만 시내에 나가면 주민보다 관광객이 더 많다. 호수를 따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이 있다. 'Glenorchy Paradise Rd.'로 불리는 퀸스타운에서 글레노키에 이르는 길이다. 이 길에서는 쉬는 곳마다 절경이다. 호수 물빛은 코발트색이지만 부분 부분 다른 색깔도 나타난다. 호수면이 그리는 무늬가 신비하고 아름답다. 호수를 따라 걷는 길도 만들어져 있다. 아침 자유시간을 이용해 'Sunshine B..

사진속일상 2017.03.04

뉴질랜드(1) - 후커밸리 트레킹

2월 3일 8시 5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 홍콩과 오클랜드를 경유하여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는 4일 12시 25분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햄버거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렌터카를 인수한 다음 제랄딘(Geraldine)으로 향했다. 예약한 안도라 모텔이 체크인이 안 돼 대체 숙소를 구해야 했다. 일행은 트레커 아홉 명이었다. 여행 둘째날은 마운트 쿡 국립공원에 있는 후커밸리 트레킹을 했다. 마운트 쿡(Mt. Cook)은 해발 3,725m로 뉴질랜드 최고봉이다. 마운트 쿡을 중심으로 3천 미터가 넘는 20개의 산봉우리가 서던 알프스를 이루고 있다. 정상부는 만년설과 빙하로 덮여 있다.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오른 힐러리 경이 마운트 쿡에서 등정 연습을 했다. 후커밸리(Hooker Valley) 트레킹은 화이트 ..

사진속일상 2017.03.03

뉴질랜드 여행 계획

아홉 명의 일행이 며칠 뒤면 뉴질랜드 여행을 떠난다. 26일간의 대장정이다. 밀포드 트레킹을 중심으로 살이 붙다 보니 거의 한 달 가까운 여정이 되었다. 밀포드 외에도 여덟 차례의 트레킹이 있다. 조금은 착잡한 심정으로 뉴질랜드로 떠난다. 그동안 사람 관계가 많이 서걱거렸다. 여행의 반은 짐 싸는 설렘인데 이번에는 담담하다. 어쨌든 인천공항을 이륙하게 되면 무척 홀가분할 것 같다. 많이 걸으며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해야겠다. 돌아오면 봄이 될 것이다. 1일 인천공항 출발 2일 Christchurch 도착. Geraldine으로 이동(204km, 2.5h) 3일 Tekapo(마운트존 천문대, 푸카키호수) 후크벨리 트레킹(10km, 4h) 4일 뮬러헛 트레킹(12km, 8h) 5일 Twizel, C..

길위의단상 2017.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