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5

동백과 동박새

어머니를 모시고 고흥에 다녀왔다. 고향에서 고흥까지 가는 데만 일곱 시간이 걸리는 긴 길이었다. 동생이 고흥에서 농장을 시작했는데 동백나무가 많다. 꽃이 피었다고 해서 꽃구경 겸 어머니와 함께 내려갔다. 개량 동백이라 수형은 정돈되고 멋진데 꽃은 토종만 못하다. 지금이 한창이니 춘백(春栢)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첫 번째 목표는 동박새를 보는 것이었는데 마지막 날 겨우 소원을 이루었다. 농장 주변의 동백꽃 풍경이다. 동백나무에는 직박구리, 박새, 곤줄박이가 주로 찾아왔다. 그중 열에 하나 동박새가 끼여 있다. 동박새는 동작이 어찌나 빠른지 카메라를 가져가면 이미 사라지고 없다. 한 곳에 1초 이상 머무르지 않는다. 사흘간 있는 동안 끝날에 겨우 몇 장 사진을 찍었다. 나에게는 그만큼 귀한 사진이다. ..

사진속일상 2021.03.19

위미리 동백

2년 전 올레길을 걸을 때 우연히 만났던 위미리 동백이 궁금해 다시 찾아가 보았다.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위미리는 동백과 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제주도의 마을이다. 돌담을 따라 키 높은 동백나무 아래로 뚝 뚝 떨어진 동백이 붉었다. 밭에는 수확하지 못한 귤도 마구 떨어져 있었다. 올해는 감귤 값이 폭락해 아예 수확을 포기한 농가가 많다고 한다. 동백이나 인간의 일이나 속절없음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러나 탄식은 한순간일 뿐, 아랑곳없이 꽃은 핀다.

꽃들의향기 2016.02.03

백련사 동백림

백련사 옆에 있는 이 동백림은 약 4천평의 넓이에 15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빽빽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나무의 수령은 잘 알 수 없으나 키는 보통 5 - 6 m에 이른다. 수치상으로는 굉장히 넓은 면적이고 숫자도 많으나 숲속에 들어가면 숲 전체의 모습을가늠하긴 어렵다. 이번 여행에서는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넘어가는 길을 따라서 동백림의 일부만 들여다 보았다. 동백이 진지는 한참이 되었으나 아직도 땅에는 시든 동백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이놈들은 아마 아주 늦게 핀 동백일 것이다. 한 달 전 쯤만 왔어도 낙화한 동백의 처절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실 동백은 나무에 핀 모습보다는 땅에 떨어진 풍경이 훨씬 더 눈길을 끈다. 붉은 꽃송이째 툭툭 떨어져 땅을 뒤덮은 풍..

천년의나무 2007.05.10

마량리 동백나무 숲

서천군 서면 마량리의 서해화력발전소를 돌아가면 이 동백나무 숲을 만난다. 서해 바다와면한해식절벽 위에 동백정이라는 정자가 서있고, 육지 쪽으로 비스듬한 경사면을 따라 수령이 300년 정도 된 85주의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다. 나이에 비해 동백나무의 키는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다. 아마도 여기가 동백나무의 북방한계선 쯤 되고 바다의 해풍을 바로 맞아야 되는 지리적 영향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언덕에 있는 마량당집에 적힌 안내문에 보면 여기에 동백숲이 조성된 경위가 나와 있다. 옛날 이 마을 사람들은 뗏목을 타고 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를 하였는데 바다에 휩쓸려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남편과 자식을 잃은 한 노파가 앞바다에서 용이 승천하는 것을 보고 용왕을 잘 위해야 화를 면하리라 생각하..

천년의나무 2007.01.04

동백

내일부터 여수 오동도에서 등백꽃 축제가 시작된다고 한다. 지금쯤은 오동도 동백꽃이 활짝 폈을까? 지난 달에 찾아갔을 때는 때가 아니어서인지만개한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그러던 것이 돌산도 향일암에서 이 동백을 만났다. 바다를 마주한 곳에 백 년은 넘어보이는 아주 오래된 동백나무에 아름다운 자태의 꽃들이 많이 피어 있었다. 수 천 그루씩 자라고 있는 오동도나 거제도에서는 보지 못 한 것을 여행의 마지막 날 향일암에 있는 한 그루 동백나무에서 만난 것이다. 그때의 들뜬 기분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설렌다. 우리나라 중부 지방에서만 생활한 나로서 동백은멀리 떨어진 상상 속의 나무나 꽃이었다. 겨울에 남해안으로 여행할 기회도 그리 많지 않았다. 동백나무의 육지쪽 북방한계선이 된다는 선운사에는 자주 갔지만 늘..

꽃들의향기 2005.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