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5

겨울 두물머리

겨울 두물머리에 가 보았다. 두물머리에도 고니가 있을까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이곳은 한겨울에 고니가 지내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팔당댐에 갇힌 물이 얼어서 빙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새가 놀지 않는 겨울 호수가 썰렁했지만, 계절이 주는 색다른 풍경도 즐길 만했다. 호숫가를 따라 난 산책로를 사부작사부작 걸었다. 얼음 위에서 쉬고 있는 고니 여섯 마리가 있었다. 한 가족이 아닌가 싶다. 인기척에 신경이 쓰였는지 몇 마리가 경계하는 몸짓을 하더니 이내 원래 자세로 돌아갔다. 산책길에서 딱새 한 마리가 잠시 동행을 하며 모델이 되어 주었다. 팔당댐 하류 쪽은 물이 얼지 않았다. 많은 수의 고니가 먹이를 찾기도 하고 쉬기도 하면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흰죽지도 고니와 어울려 있다. 항상 만나는 친구들 - 흰뺨검..

사진속일상 2023.01.31

두물머리 산책

원래는 신원역에서 만나 부용산 능선을 따라 양수역까지 걸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H의 사정으로 취소하고, 가벼운 두물머리 산책으로 대체했다. 미리 연락만 해 주었어도, 시간 조절 등 다른 방법이 가능했을 것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쉬웠다. 그렇다고 불뚝한 내 성질도 문제다. 신현회 다섯 명이 같이 했다. 1973년에 준공된 팔당댐으로 이곳은 호수가 되었다. 수많은 마을과 농경지가 수몰되었을 것이다. 원래 강이 흐르던 풍경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한때 여기서 친환경 유기농 운동이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눈에 보이는 것은 딸기 체험장과 아이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들이 차고지처럼 북적였다. 두물머리의 중심은 400년 된 느티나무다. 옛날 나루터는 물 아래 어디에 있었을..

사진속일상 2019.06.06

가을에 들린 두물머리와 수종사

가을의 유혹을 외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가을이면 그리워하고 외로워지고 싶어지는 사람들 사이에는 피할 수 없는 인력이 생겨난다. 사람들은 서로 따스한 상대방의 체온을 느끼려 가까이 다가간다. N과 같이 간 두물머리는 가을로 노랗게 물들어 있었다. 가을 빛깔을 닮은 사람들이 가을 강변을 찾아왔다. 강변에 홀로 선 중년 여인의 뒷모습은 가을을 쏙 빼닮았다. 이 계절에는 가을을 닮은 사람들이 더욱 아름답다. 두물머리 느티나무가외롭게 보이는 것은 가을 탓인지 모른다. 바로 발 밑까지 들어찬 흐르지 않는 강물이 옛마을도 사람들도 앗아갔다. 나무는 이제 희미한 흔적의 추억으로 산다. 사람들은 새로 만들어진 풍경에 감탄하며 서로 손을 잡지만 나무는 홀로 쓸쓸하다. 강물 옆에 서 있는 가을 나무는 왠지 세트장의 ..

사진속일상 2007.11.07

두물머리

터에 가는 길에 두물머리에 잠시 들리다.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지점으로 경기도 남양주시 양서면 양수리에 해당되는 곳이다. 그동안 차로 지나다니기만 했지 내려서 강변에 나가보기는 처음이다. 사람이없는 곳을 찾아서 강가에 서니 갈대를 비롯한 수생식물들이 강을 가득 덮고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강에도, 산에도 가을이 잔뜩 익었다. 바로 머리 위를 지나가는 고가도로에서 들리는 자동차 소음만 아니라면 몇 시간이고 이 고즈넉한 풍경과 같이 있고 싶어진다. 그래도 짧은 시간이지만 도시인의 탁한 눈이 맑게 씻어짐을 느끼며 자리를 뜬다. 인근에 세미원(洗美苑)이라는 수련 전시장이 있다. 이미 철 지난 연못에는 한 생을 마친 연잎이 마른 몸을 물 위에뉘고 편히 쉬고 있다. 오후의 가을 햇빛이 눈부시다. 실..

사진속일상 200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