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산에 오른다. 숲은 한 밤의 정적이 아직 남아있어 신비감이 든다. 가끔씩 부지런한 새의 울음소리도 들린다. 나무 줄기 사이로 사선으로 비쳐드는 햇빛이 여러 가닥으로 갈라져 숲을 뚫고 들어온다. 아직 사람의 발자국이 묻지 않은 산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걸어 올라간다. 길 옆의 야생화도 잠에서 깨어나 이슬로 세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꽃들은 아직 이부자리에서 일어날 줄을 모른다. 이른 아침의 꽃들은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훨씬 더 순수하고 청순해 보인다. 신발과 바지 밑자락은 축축해질지라도 꽃들과 첫 인사를 나누는 기쁨이 더 크다. 둥굴레가 이슬에 함빡 젖은 채 수줍은듯 잎사이에 숨어있다.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잘 볼 수 없는 꽃이다. 그러나 몸을 낮추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