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봄에 때죽나무의 하얀 꽃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더구나 산들바람에 흔들리기라도 하는 양이면 수많은 종들이 맑고 명랑하게 울리는 듯 한 착각에 빠진다. 그래서 이 나무 아래에 서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아래로 향한꽃은 종처럼 생겼는데 때죽나무의 영어 이름도 꽃의 모양에서 유래한 'snowbell'이다. 그런데 우리 이름인 때죽나무는 꽃의 이미지와는 잘 연결이 안 된다. 가을에 열리는 열매에는 독성이 있는데 이걸 가루로 만들어 물에 풀면 물고기들이 떼로 죽는다고 한다.'떼로 죽는다'고 때죽나무, 그럴 듯한 설명이긴 하지만 때죽나무의귀여운 꽃을 보면 좀더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주고도 싶다. 뒷산에 때죽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꽃이 피면 지나던 사람들이 이 나무 아래서는 꼭발길을 멈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