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 2

200분의 1

올 봄에 목화씨를 우연히 얻게 되었다. 한 웅큼 정도 되었는데 까만 씨에는 하얀 솜털이 붙어있었다. 그 보드라운 촉감이 옛날 고향집 뒤의 목화밭을 떠올리게 했다. 다시 목화를 만날 수 있겠구나 하며 꿈과 기대를 모아 밭에다 씨를 뿌렸다. 이웃 분들도 목화씨를 심었다고 하니까 무척 반가워했다. 나뿐만 아니고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목화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아내게 한다는 것을 그때 확인했다. 길이가 20m 정도 되는 고랑 세 개에다가 한 구멍에 두세 개씩 심었으니까 땅으로 들어간 씨앗만도 200개는 넘을 것 같다. 그러나 땅이 척박해서였는지 근 한 달이 지나서야 잎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가뭄에 콩 나듯 드문드문 얼굴을 내미는 것이었다. 안 되겠다 싶어 싹이 나온 목화는 캐내어서 좀더 거름진 땅으로 옮..

참살이의꿈 2004.09.12

목화싹이 나오다

우리 처음 만난 곳도 목화밭이라네 우리 처음 사랑한 곳도 목화밭이라네 목화밭 목화밭..... 그 옛날 목화밭 목화밭........ 고향에 내려갔을 때 어머님이 목화씨를 구해 주셔서 세 고랑에 씨를 뿌린 것이 두 주전이었는데 드디어 싹이 돋아났다. 사진에 보이는 것이 흙을 뚫고 나온 목화의 싹이다. 우리 주위에서 사라진 것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그 중의 하나가 목화밭이다. 하사와 병장이 노래한 목화밭을 이젠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어릴 때 우리 집 뒤에는 목화밭이 있었다. 너무 오래되어 기억이 희미하지만, 가을이면 하얀 솜 가득한 목화밭 풍경이며, 그리고 목화의 열매였는지 아니면 다른 무엇이었는지 따서 먹으면 달콤했던 맛의 느낌도 떠오른다. 또 목화 솜을 수확해서 마당에서 할머니가 흰 실을 뽑아내던 광경도 ..

참살이의꿈 2004.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