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에 있는 몰운대(沒雲臺)는 화암팔경 중 하나다. 하늘 나라 신선이 구름 타고 놀러왔다는 곳이다. 깎아지른 바위 절벽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시원하지만, 곧게 정비된 하천과 비닐하우스가 분위기를 반감시킨다. 옛날 시인묵객들이 찾아 감탄했던 풍경은 머릿속에서나 그려볼 뿐이다. 몰운대 바위 끝에 고사목 한 그루가 서 있다. 죽은지 상당히 오래된 소나무 고사목이다. 살아 있을 때도 멋있었겠지만 죽어 형해만 남은 모습은 또 다른 멋이 있다. 죽은 나무는 자신이 자라고 지탱했던 밑의 바위와 색깔이 같아졌다. 나무는 죽은 뒤가 오히려 더 당당하다. 고사목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삶과 죽음의 의미를 전해주는 듯 하다. 황동규 시인은 '몰운대행'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1 사람 피해 사람 속에서 혼자 서울에 남아 호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