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6

달무지개

자연/기상 현상에 관심이 많아서 다른 사람에 비해서는 자주 관찰하고 사진으로 찍고 했지만 '달무지개(moonbow)' 현상은 이번에 처음 들었다. 달무지개는 달무리와는 다른 현상이다. 일반적인 무지개는 아침이나 저녁에 비스듬히 기운 햇빛에 의해 생긴다. 대기 중에 떠 있는 물방울에 햇빛이 굴절하면서 분산되어 무지개 호가 나타난다. 여러 조건이 일치해야 하므로 흔히 보기는 어렵다. 달무지개는 말 그대로 달빛에 의해 생기는 무지개다. 달빛은 약하기 때문에 무지개가 생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폭포 주변 같이 물보라가 생기는 곳에서는 달빛으로도 무지개를 만들 여건이 되는 모양이다. 다만 달빛이 강한 맑은 날의 보름달이어야 하고 폭포에서 날리는 물보라가 많아야 한다. 그래도 사람 눈에는 흐릿한 회색의 ..

길위의단상 2022.06.24

광복절에 뜬 쌍무지개

2019년 8월 15일, 74주년 광복절 저녁에 쌍무지개 떴다. 일본을 통과하는 태풍 '크로사'의 영향으로 낮 내내 비가 내리더니, 저녁이 되면서 구름이 걷히고 동쪽 하늘에 쌍무지개가 떴다. 나라의 앞길을 환하게 밝히는 좋은 징조였으면 좋겠다. 오전에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강조한 대통령의 경축사가 인상적이었다.

사진속일상 2019.08.15

쌍무지개 뜬 저녁

도시에 살아서일까, 아니면 실내 생활이 늘어서일까, 무지개를 만날 일이 좀체 없다. 1년에 한 번 보기도 어렵다. 어른이 되니 더 희소가치가 높아진 무지개다. 둘째한테서 무지개가 떴다는 연락이 왔다. 얼른 집 밖으로 나가 보니 무척 선명한 쌍무지개였다. 아뿔싸, 급히 나오느라 카메라를 잊었어, 다시 집에 들어갔다 나오니 이미 제2 무지개는 흐릿해지고 있었다. 담처럼 둘러싼 아파트 사이로 겨우 한 장을 찍었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잔 비가 흩뿌리는 저녁이었다. 그리고 폭염이 물러갔다. 아무리 기세를 떨쳐도 한철일 뿐,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연민의 눈빛일까, 존재의 가련함을 기억하라는 듯 애틋하게 무지개가 걸렸다.

사진속일상 2016.08.29

무지개와 만나다

경안천에 산책을 나갔다가 비를 만났다. 재수 없다고 투덜거리며 옹색하게 비를 피하고 있는데 한참 후 먹구름이 흩어지며 동쪽 하늘에 무지개가 나타났다. 무지개를 본 게 도무지 얼마나 전인지 까마득했다. 그동안 하늘과 담을 쌓고 산 탓일 게다. 무지개가 사라지기까지 20분 정도 하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뛰노라", 무지개는 누구나 시인이 되게 하고 아득한 그리움에 젖게 한다. 저 아치는 세파에 찌든 마음을 동심과 이어주는 다리일 것이다. 아쉬운 대로 스마트폰 덕분에 경탄하며 바라보았던 무지개를 담을 수 있었다.

사진속일상 2014.07.03

무지개를 보다

저녁 산책길에 무지개를 보았다. 이른 저녁을 먹고 한강에 나갔을 때였다. 무지개를 본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기억 조차 가물가물하다. 그만큼 하늘을 바라볼 시간이 없었다는 뜻일 것이다.도시 속의삶이란철저히 자연과 차단되어 있다. 빌딩 숲에 가려 하늘 조차 손바닥만하게 작아져 있다. '도시가 더 자연적입니다' - 이런 광고 카피를 보고 실소한 적이 있지만 그렇게라고 자위해야 이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 서울은 한강이 있어 그나마 살아있다. 오늘 저녁은 멀리서 다가오는 태풍의 영향 때문인지 서늘한 바람에 더위도 가시고 가을 하늘처럼 맑고 넓은 하늘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많은 시민들이 강변에 나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잠실지구에 들어서니 사람들로 가득하다. 사람들의 표정이나 말소..

사진속일상 2006.08.20

My heart leaps up / Wordsworth

하늘의 무지개 바라보면 내 가슴 뛰노라. 내 삶이 시작될 때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니 늙어서도 그러하리라. 아니라면 죽음만도 못하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원컨대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 자연에 대한 경애로 이어지기를.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 My heart le..

시읽는기쁨 2003.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