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달무지개

샌. 2022. 6. 24. 10:10

자연/기상 현상에 관심이 많아서 다른 사람에 비해서는 자주 관찰하고 사진으로 찍고 했지만 '달무지개(moonbow)' 현상은 이번에 처음 들었다. 달무지개는 달무리와는 다른 현상이다.

 

일반적인 무지개는 아침이나 저녁에 비스듬히 기운 햇빛에 의해 생긴다. 대기 중에 떠 있는 물방울에 햇빛이 굴절하면서 분산되어 무지개 호가 나타난다. 여러 조건이 일치해야 하므로 흔히 보기는 어렵다.

 

달무지개는 말 그대로 달빛에 의해 생기는 무지개다. 달빛은 약하기 때문에 무지개가 생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폭포 주변 같이 물보라가 생기는 곳에서는 달빛으로도 무지개를 만들 여건이 되는 모양이다. 다만 달빛이 강한 맑은 날의 보름달이어야 하고 폭포에서 날리는 물보라가 많아야 한다. 그래도 사람 눈에는 흐릿한 회색의 띠로 보일 뿐이다. 사진으로 장노출을 할 때 제대로 된 달무지개가 보인다고 한다.

 

달무지개를 전문으로 찍는 사진작가가 있다. 미국의 브라이언 씨로 주로 요세미티 폭포에서 생기는 무지개를 촬영하는 것 같다. 아래 사진은 이분의 작품 중 하나다. 밤이지만 긴 노출로 암벽이 환하게 보인다.

 

 

작가의 홈페이지[www.yosemitemoonbow.com]에 보면 달무지개를 촬영하는 방법이 나온다. 조건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ISO1600에서 f/4로 15초 정도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저런 큰 폭포가 없을뿐더러 장애물 없이 노출되어 달빛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폭포가 있을 것 같지 않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폭포가 아닌 하늘에 떠 있는 물방울에 의해 생긴 달무지개 사진도 있다. 이제는 보름달이 뜰 때 서쪽 하늘을 유심히 살펴봐야겠다.

 

 

지구에는 신기한 자연 현상이 많다. 오로라, 개기일식과 함께 달무지개를 보는 것도 나의 버킷 리스트에 올려지게 되었다. 죽기 전에 셋 모두를 과연 볼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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