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민학교 때 나는 학교 화장실 뒤의 콘크리트 정화조 안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개 한마리를 보았었다. 지금도 나는 그 생각만 하면 눈에 눈물이 고인다. 아마 그 개는 그 정화조에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을 거다.... 어른이 된 지금도 나는 똑같은 상황에서 어찌해 볼 수도 없는 자신에 절망한다.... 덥썩 잡아서 끌어올려야 하는 건데 그러나 개는 잡는 시늉만 해도 이빨부터 먼저 드러낸다 으르렁 2 나는 자본주의의 정화조에 빠진 한 마리의 개다. - 목련에 대하여 / 박남철 어떤 상황을 말하려는 거지, 하며 무심코 읽어내려 가다가 시의 마지막 행에서 심장이 쿵 하고 뛰었다. 똥통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개는 결국 나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구해주려는 손길에도 적대감을 드러내며 분노한다. 자본주의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