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새벽 매미가 화살처럼 쏴 올린 높은 울음 한 줄 통유리창 밖 새벽하늘화선지 한 장을 펼친다 메기고 받고 받고 메기고 끊어졌다 이어지는 맴 매앵~ 맹~ 딩 디잉~ 빗장 풀린 자하문 틈새로 매미의 장삼자락날개가 들썩거린다 성 문 밖 조석고갯길이 파르스름 튀어오른다 인왕산치마바위 꼭대기 하현달 시위가 부르르 떤다 팽팽한 활대를 바짝 당겼다 놓는다 한 평 마당의 고추나무 붉은 별이 세마치장단을 친다 수묵담채빛깔 소리들이 새벽하늘화선지에 변곡선을 긋는다 무현금 가락에 취한 내 숨소리가 오금을 펴고 가느다랗게 일어난다 사박사박새벽새벽 소리 위를 걷는 나,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황 대 태 협 고 중 유 임 의 남 무 응* 어둠에서 풀려난 하루가 빛살을 켜고 있다 * 한국의 12음계 - 무현금 / 박이정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