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6

마르코복음[49]

예수께서 길을 떠나시는데 한 사람이 달려와 무릎을 꿇고 물었다. "선하신 선생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물려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왜 나를 선하다고 합니까? 하느님 한 분말고는 아무도 선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계명을 알고 있겠지요.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마라,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손해를 끼치지 말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그가 말했다. "선생님, 그런 것은 소년 시절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예수께서 그를 눈여겨 보고 대견히 여기며 말씀하셨다. "한 가지가 모자랍니다. 가서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시오. 그러면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터이니, 그렇게 하고 와서 나를 따르시오." 그러나 그는 이 말씀 때문에 슬..

삶의나침반 2022.06.27

기생충

지난달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다. 한국 영화 100년사에 기념이 될 성과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것이 '기생충'이 최초다. 최근에 우리나라가 문화 예술이나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우리의 잠재력이 깨어나 빛을 보는 것 같아 흐뭇하다.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라면 얼마나 대단할까, 잔뜩 기대를 갖고 아내와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관객수가 9백만을 돌파하면서 힘이 꺾였는지 넓은 극장에는 20명 정도가 앉아 있었다. 스토리는 복잡하지 않지만 이 영화의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처음에는 난감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몇 시간이 흘러서야 나름의 감이 잡힌다.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가 '선'과 '냄새'다. 둘 다 부자와 가난한 자를 나누는 경계..

읽고본느낌 2019.06.20

워렌 버핏

워렌 버핏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돈 많은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알겠는데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는 모르겠다. 이 분과 점심을 먹기 위한 이벤트가 있는데 수십억 원의 경매가 붙는다는 얘기도 들어보았다. 너무 돈 많은 사람들 이야기는 관심 밖이다. 어제 보도에 버핏 회장의 검소한 생활이 소개되었다. 버핏은 현재 자산이 900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세 번째 부자라고 한다. 우리 돈으로는 거의 1천 조 원이나 된다. 1조만 해도 어지러운데 1천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인지 내 머리로는 상상이 안 된다. 그걸 한 사람이 가지고 있단다. 그런데 이 분의 삶의 태도가 특별하다. 버핏 회장이 사는 집은 시가로 7억 원 정도라고 한다. 서울 강남에서 아파트 전세 얻기도 어려운 금액이다. 버핏은 1958년에 구입한 뒤 ..

길위의단상 2018.01.15

부자를 질투한다

요사이 부자들은 돈만 많은 게 아니라 교양미도 갖추었다. 전에는 졸부라고 비난하면서 정신적 우위를 자부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안 된다. 도리어 부자들이 예의를 갖출 줄 알고 겸손하다. 심지어 착하기까지 하다. 부자의 기준은 뭘까? 도시에 빌딩 하나쯤은 소유하고 있고, 월 소득이 3천만 원 이상이 되면 부자 소리를 들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이 정도 되면 상위 1%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경제개발 시기에는 갑자기 부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무식한 사람이 돈벼락을 맞으면 꼴불견으로 손가락질을 당한다. 그런 행동에 돈 없는 사람은 정신적 자위를 한다. 이제 시대는 달라졌다. 부가 대물림하면서 자식들은 수준 높은 교육을 받는다. 어릴 때부터 해외 유학은 필수다. 노는 물이 다른 것이다. 지적이나 정서적..

길위의단상 2017.06.09

논어[76]

자화가 제나라로 사신 갈 때 염선생이 그의 어머니를 위하여 식량을 청한 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한 가마니쯤 보내지." 좀 더 청한즉, 선생님 말씀하시다. "한 섬쯤 보내렴." 염선생이 열 섬의 곡식을 보냈다. 선생님 말씀하시다. "적이 제나라로 갈 제 살찐 망아지를 타고 가벼운 털옷을 입었다. 나는 들었다. '참된 인간은 급한 경우를 모면할 뿐 재물을 늘리지 않는다'고." 子華 使於齊 염子 爲其母請粟 子曰 與之釜 請益曰 與之庾 염子與之粟五秉 子曰 赤之適齊也 乘肥馬 衣輕구 吾聞之也 君子周急 不繼富 - 雍也 2 자화가 제나라에 사신 가는 대가로 염선생이 공자에게 곡식을 청했다. 염선생은 공자가 주라고 하는 것보다 열 배나 더 많은 양을 자화의 집에 보냈다. 제멋대로 한 제자에게 공자는 언짢았을 것이다. ..

삶의나침반 2014.03.27

독일 부자들의 부유세 청원

지난달 신문에 눈길을 끄는 기사 하나가 실렸다. 독일 부자들이 부유세 도입을 청원했다는 보도였다. 최근 경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는 독일정부가 충분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신들에 대한 세금을 올려줄 것을 촉구하는 인터넷 청원운동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들은 ‘필요하지 않은 돈이 너무 많다’며 50만유로(한화 약 9억원) 이상의 개인 재산을 가진 부자들이 올해와 내년에 5%의 재산세를 내면 1천억유로(한화 약 180조원)의 국가 세수가 생긴다는 말한다. 독일의 세금 정책이나 정치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러나 지난 달 실시된 독일 총선에서 부유세 신설을 공약으로 내건 정당이 패배했고, 감세를 추진하는 친기업 정당이 승리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비록 일부일지라도 세금을 더 내게 해달라고 요..

길위의단상 2009.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