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초파일에 불곡산길을 걸었다. 분당 쪽 산자락에 대광사(大光寺)가 있어 하산하면서 화려한 연등 구경을 했다. 대광사는 천태종에 속한 사찰로 분당이 만들어지면서 신도시 주민의 포교를 목적으로 창건되었다. 지금도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큰 절인데 너무 규모가 커서 오히려 다가가기가 어렵다. 종교만은 현대의 물량주의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종교 역시 세태의 영향에서 벗어나기가 힘든가 보다. 어쩌면 분당이라는 이미지와 대광사가 잘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다 아니다 하지만 밀려오는 스트레스는 어쩌지 못하겠는가 보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날카롭게 반응하고 상처를 받는다. 식탁에 놓인 약봉지에 더 마음이 아프다. 답답한 심정은 산길을 걸어도 덜어지지 않고, 5월의 숲도 위로가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