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7년 1월 30일, 조선의 왕 인조는 한강 삼전도로 나가 청 태종을 향해 무릎을 꿇고 항복한다. 남한산성으로 도망간 지한 달여 만의 일이었다. 김훈의 을 읽어 보면 싸움다운 싸움 한 번 못해 본 조선 군대의 지리멸렬한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하긴 청군이 개성까지 쳐들어 올 때까지도 전쟁이 일어난 것도 몰랐다니까 당시 나라꼴이 어떠했을지는 짐작이 간다. 병자호란의 치욕은 조선 집권층의 시대착오적 중화사상 탓이라는 게 정설이다.만주족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보면서도 사대부들은 고집불통으로 명나라와의 의리만 주장하고 다른 나라는 오랑캐의 나라라고 멸시했다. 청으로 국호를 바꾼 만주족은 다시 조선을 침략해서 항복을 받고 두 나라는 군신의 관계를 맺게 된다. 전쟁 뒤에 수많은 사람들이 볼모로 청나라에 잡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