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탕글탕 홀아비 손으로 키워낸 외동딸이 배가 불러 돌아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동네 각다귀 놈과 배가 맞아 야반도주한 뒤 한 이태 소식 끊긴 여식 더러는 부산에서 더러는 서울 어느 식당에서 일하는 걸 보았다는 소문만 듣고 속이 터져 어찌어찌 물어 찾아갔건만 코빼기도 볼 수 없던 딸년 생각에 막소주 나발이나 불던 즈음일 것이다 호박잎 그늘 자박자박 디디며 어린것을 포대기에 업고 그 뒤에 사위란 놈은 백화수복 들고 느물느물 들어오는 것 같은 것이다 흐느끼며 큰절이나 올리는 것이다 마음은 그 홀아비 살림살이만 같아 방바닥에 소주병만 구르고 퀴퀴하구나 만월이여 그 딸내미같이 세간을 한번 쓰윽 닦아다오 부엌에서 눈물 흘리며 조기를 굽고 저녁상을 볼 그 딸내미같이 - 추석 만월 / 송진권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다.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