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자봉 2

아내와 앵자봉에 오르다

아내와 앵자봉에 올랐다. 오랜만의 햇살이 반가워 산에 들었는데 너무 더웠다. 땀을 엄청 흘렸고 힘들었다. 지지난 주에 환상적인 운무 속을 걸었던 첫 앵자봉 산길이었는데 땡볕 속을 걸으니 산의 느낌이 또 달랐다. 오늘은 주위 전망이 환히 열렸다. 천진암 주차장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라운딩하는데 5시간이나 걸렸다. 몸이 지치니 산길은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그 긴 길에서 오늘도 다른 등산객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이 큰 산을 우리가 전세낸 것 같았다. 대신 노루도 만났고, 너구리(?)도 만났고, 뱀도 만났다. 원래 산의 주인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어반가웠다. 지난 비에 등산로가 많이 패여 나갔다. 사람이 만든 길을 따라 빗물이 모이고 흘러 침식이 잘 일어난다. 나무 뿌리도 밖으로 드러나 어쩔 수 ..

사진속일상 2011.08.05

광주 앵자봉

오래전부터 천진암에 들리면서 앵자봉을 바라보기만 했다. 마음만 있었지 앵자봉에 오를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어느 해는 등산 준비를 갖추고 갔지만 등산객은 주차장 이용을 못하게 해서 화만 내고 되돌아오기도 했다. 며칠 전에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산 약속을 했고 드디어어제 K와 앵자봉에 올랐다. 천진암 주차장에서 비가 멎기를 기다리다 그냥 우산을 쓰고 출발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비는 그쳤다. 그러나 나무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로 옷이 젖기는 마찬가지였다. 길은 구름 속이었다. 주변은 온통 안개에 덮인듯 뿌연데 흐릿한 나무의 윤곽들 사이로 지나는길은 환상적이었다. 오르는 길은 완만하면서 부드러웠다. 앵자봉은 육산으로 바위가 전혀 없다. 앵자산(鶯子山)은 '꾀꼬리 앵'자를 쓰는데 꾀꼬리가 알을 품고 있는..

사진속일상 2011.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