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앵자봉에 올랐다. 오랜만의 햇살이 반가워 산에 들었는데 너무 더웠다. 땀을 엄청 흘렸고 힘들었다. 지지난 주에 환상적인 운무 속을 걸었던 첫 앵자봉 산길이었는데 땡볕 속을 걸으니 산의 느낌이 또 달랐다. 오늘은 주위 전망이 환히 열렸다. 천진암 주차장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라운딩하는데 5시간이나 걸렸다. 몸이 지치니 산길은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그 긴 길에서 오늘도 다른 등산객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이 큰 산을 우리가 전세낸 것 같았다. 대신 노루도 만났고, 너구리(?)도 만났고, 뱀도 만났다. 원래 산의 주인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어반가웠다. 지난 비에 등산로가 많이 패여 나갔다. 사람이 만든 길을 따라 빗물이 모이고 흘러 침식이 잘 일어난다. 나무 뿌리도 밖으로 드러나 어쩔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