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헌 5

오죽헌 배롱나무

오죽헌에 있는 600년 된 배롱나무다. 신사임당이나 율곡 선생 생존시에도 이 자리에 배롱나무가 있었다면 지금 우리가 보는 나무는 원목의 다음 세대에 해당할 것이다. 보통 고사한 원줄기에서 돋아난 싹이 자라 새 나무로 우뚝 선다. 여름에 분홍색 꽃이 필 때를 노렸지만 이때까지 한 번도 때를 맞추지 못했다. 나무는 잎과 꽃으로 치장했을 때보다 나체일 때 진면목이 드러난다. 겨울 배롱나무는 옷을 홀랑 벗고도 당당하다. 매끄러운 살결이 세월의 무게로 주름이 졌다. 인간이나 마찬가지다.

천년의나무 2019.02.20

율곡매와 율곡송

강릉시 오죽헌에 있는 매화나무와 소나무로, 율곡매과 율곡송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율곡매는 천연기념물 484호로 1400년 경 이조참판을 지낸 최치운이 오죽헌을 건립하고 별당 후원에 심었다고 한다. 신사임당과 율곡 선생이 직접 가꾸었다고 전해지는 나무다. 사임당은 고매도(古梅圖) 등 여러 매화 그림을 그렸고, 맏딸 이름을 매창(梅窓)이라고 지을 만큼 매화를 사랑했다. 율곡매의 수령이 600년 가량 된다면 율곡 선생 당시에도 상당한 굵기였을 것이다. 아마 지금 보는 나무는 그때 나무의 아들나무쯤으로 추정된다. 꽃잎이 연분홍인 홍매(紅梅) 종류라는데, 한 달 뒤면 꽃이 핀 율곡매를 만날 수 있겠다. 강릉에는 소나무가 많다. 오죽헌에 소나무가 없을 리가 없으니 문성사(文成祠) 마당에 두 그루의 소나무가 우뚝..

천년의나무 2019.02.20

강릉 드라이브

몸은 시원찮고 마음도 서걱거린다. 동쪽으로 차를 몰고 나가다. 강릉이 그리 멀지 않다. 오래된 나무를 만나면 작게나마 위안이 되리라. 바다도 봐야겠지. 경포대해수욕장 바다 바람이 드세다. 내 고향 소백산 능선에서 맞는 바람에 못지 않다. 사람들은 바람 불어오는 방향을 등지고 서 있다. 가슴이 뻥 뚫리고 시름이 다 날라가 버릴 듯하다. 선교장 뒷산 길을 한 바퀴 돌다. 산수유 노란 꽃봉오리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오죽헌도 들리다. 응당 나무를 만나는 게 목적이다. 見得思義 - 율곡 선생의 말씀인가 보다. "이득을 보거든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라." 옳지 않은 것이라면 이득을 포기할 줄 아는 대장부가 이 시대에 과연 얼마나 있을까. 죽 파는 집을 찾아 시내를 배회하다. 강릉까지 가서는 죽으로 점심을 때우다. ..

사진속일상 2019.02.13

오죽헌 오죽

대는 일찍부터 질기고 매끄러운 특성 때문에 생활용품으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리고 잘 부러지지 않는 곧은 성격 때문에 정절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매화, 난초, 국화와 함께 사군자라 불리었다. 그 중에서도 오죽은 다른 대보다 색채가 아름답고 윤기가 있으며 질겨 더욱 사랑을 받았다. 줄기의 빛깔이 검은색이어서 오죽(烏竹)이라고 불리며 신성한 곳에서만 뿌리를 내린다고 하여 예부터 소중하게 취급 받았고, 담뱃대와 부채, 가구를 만드는데 쓰였다. 죽순은 5-6월에 나오는데 첫해는 초록색이지만 다음해부터 검어진다. 강릉 오죽헌(烏竹軒)이 바로 이 오죽으로 유명하다. 오죽헌은 원래 율곡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의 집이다. 원래 신사임당 외조부의 집이었는데, 외조부가 아들이 없어 무남독녀인 신사임당의 어머니에게 집을 상속했..

천년의나무 2007.02.08

2007 겨울 여행

심신이 지쳤을 때는 여행을 생각한다.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땅, 낯선 사람들에게 가고 싶어진다. 이번 겨울 여행은 아내와 같이 강원도 동해 지역을 중심으로 다녀왔다. 일시: 2007. 2. 2 - 2. 5 (3박4일) 경로: 서울 출발 - 평창 허브나라농원 - 월정사 - 대관령 - 오죽헌 - 경포호(1박) - 안보전시관 - 정동진 - 추암 - 헌화로, 새천년 도로 - 죽서루 - 삼척(1박) - 환선굴 - 화암약수 - 동강 연포분교 - 영월(1박) - 청령포- 의림지 - 베론 - 서울 도착 경비: 34만 원 첫째 날(2/2) 반짝 추위의 끝에 맑은 하늘이 열렸다. 당분간은 험한 날씨가 없다는 예보에 길을 떠났다. 겨울 여행은 기상 상태에 제일 마음이 쓰인다. 특히 강원도 지역은 더욱 그렇다. 아무리..

사진속일상 2007.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