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옷으로 갈아입은 용문사 은행나무를 보러 갔다. 역시 거인인지라 행동이 무척 굼뜨다. 절 입구의 은행나무 가로수는 노랗게 물들어 있건만 노거수는 이제 채비를 하고 있다. 오늘따라 체구가 더 우람해 보인다. 키가 42m니 아파트로 치면 15층 높이다. 가까이 가면 천 년의 세월을 견뎌낸 위엄이 느껴진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암나무다. 나무 밑에는 은행 열매가 수북이 떨어져 있다. 시들지 않는 생명력이 놀랍다. 천왕목(天王木)이라 붙인 이름이 결코 무겁지 않다. 그리고, 절 뒷산의 단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