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 3

용문사 은행나무(3)

노란 옷으로 갈아입은 용문사 은행나무를 보러 갔다. 역시 거인인지라 행동이 무척 굼뜨다. 절 입구의 은행나무 가로수는 노랗게 물들어 있건만 노거수는 이제 채비를 하고 있다. 오늘따라 체구가 더 우람해 보인다. 키가 42m니 아파트로 치면 15층 높이다. 가까이 가면 천 년의 세월을 견뎌낸 위엄이 느껴진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암나무다. 나무 밑에는 은행 열매가 수북이 떨어져 있다. 시들지 않는 생명력이 놀랍다. 천왕목(天王木)이라 붙인 이름이 결코 무겁지 않다. 그리고, 절 뒷산의 단풍....

천년의나무 2015.10.31

용문사 은행나무(2)

천 년의 나무를 보러 용문사에 간다. 마음이 소란해질 때면 문득 당신을 만나고 싶어진다. 전설에 따르면 신라 시대 때 태어난 당신, 천 년을 한결같이 한 자리에서 한 마음으로 살고 계신다.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가는 당신의 기상은 여전히 대단하다. 천 년이 하찮은 듯 잎은 더욱 빛나고, 열매는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당신 옆에 서면 내 좁은 소견이 부끄러워진다. 속마음을 들켰으니 그저 합장만 할 뿐이다. 새로 만든 안내판에는 전에 보지 못하던 내용이 적혀 있다. '이 나무는 오랜 세월 전란 속에서도 불타지 않고 살아남은 나무라 하여 천왕목(天王木)이라고도 불렀으며, 조선 세종 때에는 정3품 이상에 해당하는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받기도 하였다. 정미년 의병이 일어났을 때 일본군이 절을 불태웠으나 이 나무만..

천년의나무 2012.09.27

용문사 은행나무

용문산 은행나무는 1100살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라고 한다. 높이가 40m나 되는 키다리 은행나무인데 천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지금도 당당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이 나무에도 역시 유명인이 등장하는 전설이 만들어져 있다.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세자 마의태자(麻衣太子)가 망국의 한을 품고 금강산으로 가던 길에 심은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935년 경순왕은 군신회의를 소집해 고려에 항복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마의태자는 천년사직을 하루 아침에 버리는 것에 반대했으나 결국 신라가 고려에 병합되자 금강산에 들어가 베옷[麻衣]을 입고 풀뿌리와 나무껍질을 먹으며 여생을 마쳤다. 다른 하나는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義相大士)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뿌리를 내려 이 은행나..

천년의나무 2007.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