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2

노팬티와 파타고니아 / 구광렬

꽉 끼는 것에 꽉 끼이지 않기 위해 원시의 땅 파타고니아를 간다 모든 것이 헐렁하다 원숭이도 대충 나무에서 떨어지고 사람들은 *마냐나를 외치며 웬 종일 잠만 잔다 바람은 수 만 년을 방향 없이 불어대고 미친 듯 머리채를 흔드는 들꽃들엔 이름이 없다 아니 각자 좋아하는 꽃에다 자기 이름을 갖다 붙이니 너무 많은 이름들이 설렁댄다 동물의 이름 또한 촘촘치 않다 이빨이 있는 고긴 이빨고기 꼬리가 긴 원숭인 긴꼬리원숭이 꼬리가 더 긴 원숭인 긴긴꼬리원숭이.... 대평원엔 소떼들이 게으른 목동들을 몰고 다니다 석양 속으로, 석양은 대평원 속으로 대평원은 또 하나 점으로 페이드 아웃되지만 모두 사라질 뿐 돌아오마 기약 없다 신은 인간들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날개 하나씩을 달아줬다 - 가끔 그 날개는 고통..

시읽는기쁨 2010.02.11

고상한 야만인

영화 '부시맨'에서는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서 살고 있는부시맨이라는 종족이 나온다. 그들은 문명세계와 완전히 단절되어 원시적 생활을 하지만 전쟁과 싸움을 모르고 평화스럽게 살아간다. 이런 경우를 보면 인간은 선하게 태어나는데 문명과 사회 속에서 타락되어 간다는 견해에도 일면 수긍이 간다. 자연 상태의 인간은 욕심이 없고 평화로우며 탐욕, 근심, 폭력 등은 문명이 가져다 준 산물이라는 것이다. '고상한 야만인'(Noble Savage)이란 이런 생각을 대변하는 용어다. 이것은 인간 본성에 관한 논란과 관계되는데, 문화인류학자들의 연구로는 부시맨과 반대의 경우가 더 많이 보고되고 있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과 살육, 기근이 원시 부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들이다. 한 마디로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이 적나라..

길위의단상 2008.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