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 3

김종서와 조선의 눈물

인간 역사가 시작된 이래 권력에 눈이 먼 무리가 늘 있었다. 그들은 세상에 분탕을 치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피와 눈물을 쏟게 했다. 그리고 국가의 발전을 몇백 년씩이나 뒷걸음치게 만들었다. 조선의 수양대군과 그의 주위에 모였던 무뢰한들이 그러했다. 이덕일 선생이 쓴 은 김종서를 중심으로 수양의 야망과 조선의 비극을 생생히 설명한다. 김종서가 조정에 출사한 때로부터 단종 죽음까지의 이야기다. 문종이 일찍 죽고 어린 단종이 즉위하자 왕위를 노린 수양은 김종서를 제일 두려워했다. 거사 당일 직접 김종서의 집으로 찾아가 제일 먼저 살해한다. 김종서의 죽음은 그 혼자만의 죽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단종의 죽음이자 그가 섬겼던 태종, 세종, 문종이 만들어 놓은 정상적인 헌정질서의 죽음이었다. 조선이 난세로 빠져드는 출..

읽고본느낌 2012.12.27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한국사에서 송시열(宋時烈, 1607~1689)만큼 논란 많은 인물도 드물 것이다. 송시열은 조선시대 주자학을 신봉한 유학자면서 정치가였다. 치열했던 당쟁의 시대에 노론의 영수로 정국을 좌지우지했고 결국은 그것 때문에 숙종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이덕일 선생이 쓴 는 송시열 신화의 반대편에서 그를 파악하려는 시도다. 지은이의 결론은 책의 '나가는 글'에 잘 나와 있다. 송시열은 사대부 계급의 이익과 노론의 당론을 지키는 데 목숨을 건 사람이었다. 그의 당인 노론은 조선이 망할 때까지 정권을 잡았으나 이는 백성들의 나라가 아니라 그들의 나라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에 나오는 공자의 말로 송시열의 인물을 평한다. "군자는 두루 통하고 편벽되지 않지만, 소인은 편벽되고 두루 통하지 못한다[子曰 君子 周而不..

읽고본느낌 2012.12.17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영조 38년(1762) 윤5월 21일, 여드레 동안 뒤주에 갇혀 있던 사도세자가 죽었다. 왕인 아버지가 세자인 아들을 굶겨 죽이는 조선왕조 최대의 참극이 일어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이덕일 선생이 쓴 는 사도세자 죽음의 진실을 찾아가는 내용의 책이다. 지금까지는 혜경궁 홍씨가 쓴 이 세자의 죽음을 설명하는 중요한 사료였다. 세자빈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증언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에서는 세자의 죽음이 영조의 이상 성격과 세자의 정신병이 충돌해서 빚은 비극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선생은 과 다른 자료들을 분석해서 세자가 정신병에 걸린 게 아니었음을 밝혀낸다. 도리어 성군의 자질을 지닌 인품을 지니고 있었다. 영조 31년(1755)에 나주 벽서 사건이 일어나고, 노론은 ..

읽고본느낌 2012.12.08